남녀 사망원인 1위는 암…남성은 간암, 여성은 폐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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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사망원인 1위는 암…남성은 간암, 여성은 폐암
  • 송덕만 기자
  • 승인 2016.01.07 0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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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이 무서운 이유는 암이 언제, 어디에서 발견될지, 또 어디로 전이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예측이 어렵다는 건 암을 일찍 발견해 재빨리 손쓰기가 어렵다는 걸 의미한다. 이로 인해 온 몸에 암이 퍼지고 나면 속수무책이라는 점도 암을 두렵게 하는 이유다

증가세를 보이는 간암 사망률
암이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을 방증하는 통계는 많다. 암은 여전히 우리나라 사망률 1위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4년 국민 사망원인 통계’를 보면, 간암으로 인한 사망은 인구 10만 명당 22.8명으로 폐암(34.4명)에 이어 2위였다.

30년 전 10만 명당 16.2명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일반 간질환으로 인한 사망은 인구 10만 명당 13.1명으로, 간암과 간질환으로 인한 사망을 합치면 폐암 사망을 능가한다. 특히왕성한 생산 활동 연령대인 40대와 50대에서는 간암 사망이 압도적 1위다.

폐암이 주로 65세 이상 고령군에서 발병하는 반면 간암은 40~50대 연령대에 집중돼 있는 것이다. 간질환 사망자까지 합하면 간암·간질환 사망률은 그야말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셈이다.
 
간 기능 30% 이하 될 때까지 이상신호 없어
간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로, 성인 남성의 간은 무게가1.2~1.5㎏에 달한다. 3000억 개의 간세포는 몸에 들어온 각종물질을 해독 분해해 필요한 영양소를 직접 만들거나 탄수화물, 지방, 호르몬, 비타민, 무기질 대사에 관여한다 음식물을 분해하는 담즙산을 만드는 곳이 간이고, 외부에서 들어오는 각종 세균과 이물질에 맞서 싸우는 일도 한다.

간을 ‘침묵의 장기’라고 부르는 이유는 묵묵히 제 할일을 하다가 더 이상 일을 못할 지경에 이르러서야 아프다는 신호를 보내기 때문이다. 간은 절반 이상 망가져도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거의 없다. 쉽게 피곤하다고 느낀다면 그만큼 간이 혹사당했다는 신호일 수 있다.

간의 해독기능이 떨어지면 각종 피로물질이 제대로 분해되지 못하고 그대로 간에 쌓인다. 그러면 외부의 공격에 대항하는 힘이 떨어져 쉽게 손상돼 간염이 생길 수 있다. 간염이 발전하면 간이 딱딱하게 굳는 간경화가 되고, 이게 지속되면 간암이 된다.

경제활동인구 위협하는 간암
암이 문제인 것은 간암이 경제활동인구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간암환자는 남자 비율이 80%로 압도적이다. 간암환자의5년 생존율은 30.1%까지 높아졌지만 유방암(91.3%), 대장암(74.8%), 위암(71.5%)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아 사회적 손실이 클 수밖에 없다.

특히 간암은 한창 일할 나이인 연령대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는 점에서 ‘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간암학회에 따르면 간암 사망률은 최근 30년간 증가세를 보였고, 40~50대에서는 간암이 가장 중요한 사망원인이었다. 간질환 사망률도 40대에서 3위, 50대에서 4위를 차지하는 등 간암 및 간질환은 사회·경제적으로 가장 활발한 연령대의 사망원인이 되고 있다.
 
남성에겐 폐암보다 간암이 더 무섭다
의료계에선 간암을 두고 암 중에서도 치료 후 경과가 좋지 못한 대표적인 암으로 꼽는다. ‘침묵의 암’이라 불릴 정도로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도 특별한 이상 증상을 보이지 않는데다 치료율도 아주 낮기 때문이다. 엄순호 대한간암학회 회장은 “이상 증상을 느낄 때쯤엔 이미 백약이 무효인 경우가 다반사라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간암학회에 따르면 간암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엄청나다. 엄 회장은 “간암으로 인한 우리사회의 경제적 부담은 2010년 기준으로 약 3조7,000억 원”이라며 “모든 암 중 1위이며 위암(약 3조6,000억 원), 대장암(약 2조6,000억 원), 폐암(약 2조4,000억 원)에 비해 월등히 높다”고 지적했다.
 
술보다 B형 C형 간염이 더 위협
폐암과 흡연의 상관관계가 높기 때문에 간암도 당연히 음주와 관련성이 높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 술 때문에 간암에 걸린 환자는 전체 간암 환자 중 10% 수준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에서 간암은 약 70%가 B형 간염과 연관해 발생한다.

C형 간염 비중도 11%에 달해 B형 C형 간염 비중이 전체의 80%를 넘는다. 간암은 증상이 없는데다 황달이나 통증 등 환자가 자각증상을 인지할 때면 이미 상태가 악화됐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간암 예방을 위해서는 B형 간염에 대한 적절한 예방과 치료가 최선이다.간암·간질환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적절한 항바이러스 치료로 간경변증과 이에 따른 합병증 발생을 줄이고, 간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간암은 원격 전이 됐을 때 진단하면 5년 생존율이 2.8%에 불과하지만 조기 진단하면 49.3%로 높아진다.

간암은 2003년부터 국가 암검진 사업 대상에 포함돼 해당검진기관에서 만 40세 이상의 간경변증·B형 간염항원 양성·C형 간염항체 양성·B형 또는 C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만성간질환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1년마다 간 초음파 검사 및 혈청알파태아단백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간암 조기검진 수검률은 2013년 기준 33.6%에 불과해 위암(73.6%), 대장암(55.6%)에 비해 낮아 검진의 실효성을 높이는 게 시급하다.

임영석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간암 감시 검사의 수검 대상자인 고위험군을 정확하게 선정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생애전환기 검사에 C형 간염항체 검사 및 혈소판 검사를 포함하고, 국가 암 검진 사업의 간암 감시검사의 주기를 6개월로 단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성 사망원인 1위는 폐암
최근 통계청에서 발표한 여성 사망 원인 1위는 다름 아닌 폐암이다. 여성암의 대표 주자인 유방암과 다분히 한국적인 암인 위암이 아니라는 사실이 의외다. 담배를 피우는 남자들의 전유물로만 여겼던 폐암이 여성의 생명을 노리는 첫 번째 요인이라니 원인 규명을 놓고 많은 주장이 있다.

확실히 폐암은 모든 암 중에서도 사망률이 가장 높다. 세계 모든 나라에서 암 가운데 부동의 사망률 1위다. 여전히 치료가 가장 어려운 암으로 분류된다.

특별한 증상이 없고, 증상이 있더라도 감기 등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아 조기발견이 쉽지 않다. 보건복지부의 암 등록 통계사업에 따르면 폐암에 걸렸을 경우 5년후 생존율이 폐암에 걸리지 않은 사람의 5분의 1(19.7%)로 떨어진다. 이는 진단 5년 후 생존율이 낮아 ‘걸리면 이미 사망선고’라는 간암(26.7%)보다 위험한 수치다. 하지만 폐암은 전이가 되기전에 발견하면 생존율이 46.3%로 높아진다.
 
폐암 증상 보일 땐 이미 늦어

폐암은 암 덩어리가 상당히 커지기 전까진 기관지염·폐렴·폐결핵일 때 나타나는 기침·호흡 곤란·흉통·객혈(피 섞인 가래)등의 증상이 없다. 증상이 있어 병원에 갔다가 폐암 진단을 받았다면 상당히 진행된 상태로 봐야 한다.

심영목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장은 “전이 속도가 워낙 빨라 발견 당시 약 20~30% 환자만 수술할 수 있고, 나머지 환자는 수술도 못하고 항암치료와 같은 보존적 치료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진단 후 수술이 가능한 환자가 전체 폐암 환자 4~5명 중 한 명꼴에 불과한 셈이다.조기 발견해 수술한 환자의 생존율은 70% 수준이다. 생존율을 높이려면 무(無)증상인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게 최선이다.

이를 위해 의학계에선 폐암 발생 고위험군에 저선량 폐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권한다. 저선량 폐 CT 검사는 0.3㎜ 정도의초기 폐암도 발견할 수 있다. 심 병원장은 “고령층은 기침, 가래, 호흡곤란, 가슴 통증, 객혈, 급격한 체중 감소 증상이 2~3주 이상 지속되면 서둘러 저선량 폐 CT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며 “폐암 발생 위험이 큰 50세 이상은 저선량 CT나 형광기관지내시경, 객담세포진검사 같은 검진을 1년에 한 번 정도는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폐암 치료를 위한 ‘고주파 온열치료’
최근 폐암 치료에서 주목받고 있는 것이 고주파 온열치료다. 암세포만을 선택해 파괴하는 최신 치료법이다. 유럽에서 활발하게 활용돼 왔으며 국내에는 최근 도입됐다.

이두연 분당차병원 폐암센터 교수는 “인체에 고주파를 가하면 체내에 전류가 흐르면서 열이 발생하는데, 정상 세포보다 열에 민감한 암세포가 더 활성화 된다”며 “이때 주변 정상세포에는 변화가 없기 때문에 활성화된 암세포가 필요한 영양을 공급받지 못해 결국 괴사하게 되는 원리”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폐암예방법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암을 예방하는 확실한 방법은 없지만 금연이 폐암예방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 고 말했다. 그리고 폐 건강에 도움을 주는 먹을거리로는 라이코펜이 풍부한 토마토, 베타카로틴이 풍부한 당근, 담배로 손상된 기관지 점막 재생에 도움을 주는 파래와 은행 등을 꼽았다.

광주 송덕만 기자 dm1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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