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진단] 마포대교 '투신 대교' 오명 벗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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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진단] 마포대교 '투신 대교' 오명 벗을까?
서울시 '충동적 투신 막을 안전장치 보완'
  • 유성원 기자
  • 승인 2020.05.04 1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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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투데이 서울=유성원 기자] 지난 2월15일 오후 4시20분께 서울 영등포구 마포대교 남단에서 20대 남성이 한강으로 투신했다가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서울 영등포소방서에 따르면 구조대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오후 4시24분께 마포대교에서 한강으로 뛰어든 이 남성을 구조했다.

구조 당시 이 남성은 호흡이 없고, 의식이 돌아오지 않은 상태 였지만 인근병원에서 치료를 계속 받고 다행히 의식이 돌아왔다.

또 지난해 12월 18일에는 경찰이 한강에 몸을 투신했다. 이날 경찰에 따르면 서울 마포경찰서는 경찰청 소속 A경위에 대한 수색 작업을 진행 했다.  A경위는 경찰청 생활안전국 소속으로 비교적 최근 입직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경위가 전날 오전 11시께 마포대교에서 투신한 것으로 수사를 종결 지었다.

이같은 투신자살에 대해 직접 현장을 목격해 구조활동에 나선 한강경찰대는 4일 공공투데이 기자와 전화인터뷰에서 "매년 500명이 가까운 사람들이 한강 교량 위에서 투신한다. 누군가는 다시 사회 품으로 돌아왔고, 누군가는 영영 돌아오지 못했다" 며 "다행히도 떠난 자 보다 돌아오는 자가 많았다. 지난해 한강 교량 투신 생존율은 96.7%에 육박했다. 2014년 이후 생존 구조율이 95% 이하로 떨어진 적은 없었다" 고 밝혔다.

마포대교 /사진=박승진 사진기자
마포대교 /사진=박승진 사진기자

소방청이 국회에 제출한 '2014년~ 2018년 8월 말 한강 교량 자살시도 관련 출동 현황'을 보면, 마포대교는 최근 5년간 가장 투신 시도자 수가 많은 교량이다. 전체 2255명의 투신 시도자들 중 38.3%의 864명이 마포대교서 투신을 시도했으며, 투신 후 사망자도 24명으로 마포대교가 제일 많았다. 2019년에도 이 비율은 30.9%로 최고치에 달했다.

마포대교의 주요 자살 요인은, 고시촌이 밀집해 있는 노량진이 5Km 이내에 있으며, 바로 앞의 여의도역에는 금융사들이 즐비하고 국회의원들이 업무를 보는 국회의사당이 눈 앞에 보여 심리적으로 압박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꼽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또한 증권거래소 등 투자기업들에게서 큰 경제적 손해를 본 사람들이 바로 근처에 위치한 다리를 투신 장소로 선택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고, 국회에서 결정되는 정책에 항의하는 의미로 근처의 마포대교를 선택한다는 이야기도 있으며 수험 생활에 지친 노량진에 거주하는 학생이 투신한다는 추측도 있다.

이런 자살 방지를 위해 2012년 서울시와 삼성생명이 협력해 마포대료 난간에 시민공모를 통해 자살 예방 문구를 설치하고 다리에 새겨 넣었지만 오히려 자살은 줄지 않고 증가하자 논란이 커졌다.

마포대교 투신방시안전 가드레일 설치 모습
마포대교 투신방시안전 가드레일 설치 모습

그러자 지난해 10월 24일 서울 마포대교 안전난간에 적힌 '자살 예방 문구' 를 7년만에 이틀에 걸쳐 모두 제거했다. 당시에는 난간에 LED 조명을 설치해 야간에도 문구가 보이도록 했다. 하지만 투신 방지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자 삼성생명은 2015년 연간 1억 5000만원에 달하는 관리비 지원을 중단했다. 서울시 역시 조명을 없애고 일부 문구만 남겼다.

실제 커뮤니티 게시글에는 사진과 평판에 대한 비난글이 쇄도 했다. "우울감보다 더 화나게 만들어서 자살을 막으려는 것인가" "저 글 보고 더 뛰어내릴 것 같다" "자살이 충동적이고 비이성적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 '꼰대'들이 작성해서 그런 것 같다"는 혹평이 주를 이뤘다.

'자살 예방 효과가 없다' 는 지적이 계속 일자, 서울시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 전화인터뷰에서 “2016년 12월 투신방지난간이 설치된 데다 문구 자체의 자살 예방 효과가 떨어지고, 문구 내용을 오해하는 경우도 있어 문구를 제거하게 됐다”며 “앞으로 투신방지난간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관리해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는 충동적 투신을 막을 안전장치를 늘리기로 했다. 실제 지난 2016년 12월에 1.5m 높이인 안전가드레일 위에 추가로 1m 높이 난간을 설치하고 붙잡고 오르기 힘들도록 맨 윗부분을 롤러로 장착한 뒤 2016년 211명이었던 자살 수가 2017년 163명으로, 2018년 148명으로 감소하자 투신방지난간을 더 늘리는 것으로 가닦을 잡았다.
/유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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