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농업용 저수지 오염 '천태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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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농업용 저수지 오염 '천태만상'
한국농어촌공사 '관리 조치 부실에' 탁상행정 비난
  • 박영호 기자
  • 승인 2020.05.18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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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투데이 전북=박영호 기자] 수질 '1b 등급'으로 식수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전남 나주군 봉황면 만봉저수지에서 지난 3월18일부터 물고기가 폐사하기 시작하면서, 지난달에 떡붕어 수 백 마리가 죽은 채 떠올랐다. 당시 농어촌공사가 수거한 폐사 민물고기 양은 총 600여㎏로 대부분 과거 일본에서 유입된 외래어종인 '떡붕어'로 관찰되고 있지만 원인규명에는 애를 먹고 있다.

지난 4일에 새벽. 충청남도 서산시 잠홍저수지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기름띠가 발견돼 긴급 방제 작업을 벌였다.

잠홍저수지 인근에서 살고 있는 주민 A모(67) 씨는 "아침에 자고 일어나 저수지 주변을 걷고 있는데 심한 기름 냄새가 나 저수지를 자세히 살펴보니 기름띠가 발견되어 관계 기관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한국농어촌공사 서산태안지사와 서산시청 환경생태과 직원들은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잠홍저수지에 기름 흡착포를 살포해 기름띠 제거에 나섰으며 이날 오후 4시께 대부분의 기름띠는 제거됐다.

이같이 전국 곳곳에서 1주일이 멀다하고 마울 식수와 농업용수로 이용되고 있는 저수지의 오염 싵태가 심각해지자 지방자치단체와 한국농어촌공사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전북 정읍시 입암면 소재에 거주하는 75세의 유모씨는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임대한 농지로 벼농사를 경작하고 있는데 낚시꾼들이 와서 버리고 간 쓰레기가 산더미다" 며 "이 쓰레기가 저수지를 오염시키고 인체에 해로운 화학성 물질이 농작물의 피해와 주민들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다" 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농경수가 오염되지 않도록 정기적인 청소나 관리를 해줬으면 좋겠다. 그렇지 않으면 오염수로 농사를 짓게 될 경우 고스란히 농민과 소비자가 피해 볼 가능성이 크다" 고 강조했다.

실제 농경수가 가장 많은 전라북도를 상대로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의 '농업용수 수질측정망 조사보고서' 를 분석한 결과, 도내 시 군이 자체적으로 농업용 저수지에 대한 수질검사를 실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 됐다.

도내 9개의 저수지 중 4개 정도의 저수지는 농업용 저수지로 사용하기에 부적절할 정도로 수질 등급이 낮았다.
 
현재 전라북도가 관리하는 저수지 1,831개소 가운데 9개소에 대해서만 매년 농어촌공사가 농업용수 수질 측정을 하고 있을 뿐 시·군 자체적으로는 농업용 저수지에 대한 수질검사는 실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이번 년도에 진안군이 처음으로 군 내의 116개 저수지 수질을 자체적으로 검사했을 뿐이다.

공공투데이가 정보공개요청에 따른 농어촌공사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9개의 저수지 중에 매년 4개 정도의 저수지가 5·6등급의 평가를 받았다. 농업용 저수지의 44%가 농업용수로써 이용하기에 부적절하다는 결론이다.

이러한 결과를 농어촌공사에서 수질측정망을 구성치 않은 1,702개 시설로 확대하면, 실제 많은 수의 농업용 저수지가 농업용수로 이용하기에 부적절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18일 박민수 전 국회의원은 공공투데이 기자와 인터뷰에서 “저수지 수질 문제는 매번 지적하는 문제인데도 늘 ‘지자체 및 환경부와의 협조를 통해 외부 오염물질의 유입을 감소시키고 퇴적물 준설 등을 통해 저수지 수질을 향상시키겠다는 원론적 답변만 내놓고 있다” 고 해당 공사를 지적했다.

이어 박 전 의원은 “저수지 수질을 향상시키기 이전에 제대로 된 실태조사가 선행되어야하므로 지자체와 농어촌공사의 자체적인 수질검사 방안을 도입하고 점진적으로 수질을 개선해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 인터뷰에서 "전국 도내 농경수지 실태 조사를 벌여 주민의 식수안전과 깨끗한 농경수를 공급할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면서도 "사실 공사 예산과 인력 부족으로 인해 전국의 농경수를 관리 하는 것은 한계와 어려움이 있다" 고 토로했다.
 
이런상황에서 1주일 전인 11일 전남 고흥군 도촌면 농경지 용수로에서 채취한 성분에서 독성물질인 시안(CN, 청산가리)이 검출돼 사회적으로 큰 파장과 충격을 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주민들은 "지자체와 해당 공사측은 농지 습지에 축사 허가를 내주면서 폐수가 저수지로 흘러들어 농경수를 오염 시켜 그물을 마신 주민 건강을 해치고 농작물 피해 우려가 예상 되는데도 직접 저수지를 시찰하며 조치 하지 않고 '탁상행정만 하고 있다'' 고 힐난하게 비난했다.
/박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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