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공공기관 경영평가가 뭐길래?···변화 시킨 '코레일'
상태바
[분석] 공공기관 경영평가가 뭐길래?···변화 시킨 '코레일'
한국철도 손병석 사장 '경고'···인사쇄신 직무개선 과감한 단행.
우체국물류지원단 '꼴찌' 불명예···.'낙제'(D) 수준 공공기관 17 곳
  • 유성원 기자
  • 승인 2020.06.28 14: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공투데이 서울=유성원 기자] 2019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17개 공공기관이 낙제에 해당하는 'D'(미흡) 등급 이하를 받았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6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를 열고 전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 및 후속 조치안을 심의해 의결했다.

공운위는 129개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을 평가한 결과, 우수(A) 등급은 21곳(16.3%), 양호(B) 등급은 51곳(39.5%), 보통(C) 등급은 40곳(31.0%), 미흡(D) 등급은 16곳(12.4%), 아주미흡(E) 등급은 1곳(0.8%) 등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D 이하 등급을 받은 공공기관 가운데 15개 기관장을 경고 조치했다. 공기업은 대한석탄공사와 주식회사 에스알, 한국철도공사 등 3곳이 기관장 경고를 받았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본사/사진=공공투데이 DB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본사/사진=공공투데이 DB

# 손병석, 과감한 인사-구조 단행
그중 지난해 고객만족도 조사를 조작한 혐의로 떠들석 하게 만든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손병석 사장에 대한 경고 조치와 함께 관련자 인사조치를 단행했다. 정부는 이번 평가에서 한국철도공사의 고객만족도 지표를 0점 처리했다.

코레일 손 사장의 인사조치가 분위기 쇄신을 위한 인적 쇄신과 구조 개혁이 불가피해진 셈이다.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한 공운위의 엄격한 인사조치가 코레일 내부에서는 거센 비바람을 불고 있다. 가뜩이나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워진 데다,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 대한 문책성 인사 구조 개혁까지 거론되면서 내부 분위기는 먹구름이 낀 상태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손병석 사장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손병석 사장

25일 손 사장은 코레일 고객만족도 조사 총괄 보직 상임이사인 여객사업본부장을 사퇴 시켰다. 이하 고객마케팅단장과 수도권서부·동부 지역본부장을 보직에서 해임 처리 했다. 반면 앞으로 선임할 후임 여객사업본부장은 공정성과 도덕성 직무를 최우선 고려하겠다는 의지다. 지역 본부장 역시 경험 많은 간부를 배치할 것이라고 했다.

이뿐 아니라 앞서 4월 국토교통부 감사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서울본부장 등 간부 2명을 직위해제 했다. 관련 직원 7명도 업무에서 배제한 상태다. 나머지 결과 조사에 따라 추가 조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조치를 단행한 결과로 코레일은 코로나19 사태로 이어진 승객 감소 등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방안도 개선할 의지를 보였다. 전국 12개 지역본부를 통폐합 해 본사와 현장 구분 없이 '4조 2교대' 시행과 안전 및 신규 인력 확보 등의 전사적 구조 혁신을 내놨다. 이는 그동안 코레일 운영상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 왔던 것들이다.

손 사장은 "공정 가치를 훼손하는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뼈를 깎는 과감한 혁신을 하겠다" 고 말하며, 이번 낙제평가에 대한 설욕을 만회하겠다는 각오다. 앞서 2018년도에는 코레일이 'B'등급을 받은 것과 비교해 충격적인 평가 결과다. 이는 임직원 성과급이 사라지는 만큼 직원들에게도 큰 손실이 따른다.

2019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 /자료=기획제정부 제공
2019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 /자료=기획제정부 제공

# '낙제(D)' 받은 공공기관 17곳
눈여겨 볼 또 다른 공공기관은 '꼴찌'의 불명예를 안은 '우체국물류지원단'이다. 이 지원단을 비롯해 실적이 부진하고 운영상 문제가 크다고 보고 있는 공공기관장 15명에게도 '무더기 경고' 조치가 내려졌다.

공운위가 평가한 공공기관은 공기업 36곳, 준정부기관 50곳, 강소형 준정부기관 43곳이다.
이중 'A'(우수) 등급은 21곳, 'B'(양호) 등급은 51곳, 'C'(보통) 등급은 40곳이었다. 게다가 낙제 수준인 'D'(미흡) 등급은 16곳으로 대한석탄공사 등 3곳과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등 6곳, 시청자미디어재단 등 7곳이다. 특히 우체국물류지원단이 유일하게 'E('아주 미흡) 등급을 받아 '굴욕 평가' 라는 오명을 썼다. 이들 'D' 등급 이하 17개 공공기관은 내년도 예산 편성에서 경상경비 조정 등 불이익을 받을 전망이다.

반면 A 등급을 받은 공기업은 한국감정원 등 6곳이었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준정부기관 10곳과 농업기술실용화재단 등 강소형 5곳도 A 등급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지난 2012년 실적 부진 사태가 이어지면서 지금까지 8년째 가장 높은 'S'(탁월) 등급은 나오지 않고 있고 올해 가장 관심사 였던 코레일 손 사장 등 '해임건의' 대상자는 아무도 없었다.

정부의 이번 평가에서는 공공기관의 안전평가를 기존 2점에서 6점으로 대폭 강화했다. 또 '적부평가제'가 도입돼 중대 재해 발생에 귀책 사유가 확인되면 0점으로 처리됐다. 여기다 고객만족도 조작이나 채용비리 여부 등 윤리적경영 평가에서도 엄격한 잣대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 매년 반복되는 평가제도 개선 시급
홍남기 부총리는 "공공기관의 불공정과 일탈 행위는 물론 경영평가 공정성을 해치는 행위 등에는 일벌백계 차원에서 단호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엄격한 평가와 단호한 조치를 강조하고 있지만, 공공기관 운영 비리와 윤리적(도적적 해이) 행동은 좀처럼 개선 되지 않고 있다.

한편 2019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도 낙제 수준인 'D·E' 등급을 받은 곳은 2016년부터 17곳에서 전혀 줄지 않고 있다. 또 상임감사 직무수행실적 평가도 전년도 비해 'D' 등급이 3곳이나 더 늘었다. 이중 한국장학재단 감사가 '공고' 조치를 받았다.

국민적 관심사가 높고 한발짝도 나아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매년 실시하는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 대한 혁신적 평가제도가 새롭게 보완. 개선 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2019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는 국회와 대통령에게 보고 될 예정이다.
/유성원 기자

'당신의 눈과 귀가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제보가 사회를 변화 시킬수 있습니다"
공공투데이는 당신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제보: [기사제보] 여기 클릭 !!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골라보는 기자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