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靑, 외교안보라인 단행···"북미, 남북 관계에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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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靑, 외교안보라인 단행···"북미, 남북 관계에 올인"
국정원장에 박지원 내정···"깜짝 카드"
돌고 돌아온 임종석도 눈길
통일부 장관에는 이인영 의원 내정.
  • 유성원 기자
  • 승인 2020.07.04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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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투데이 서울=유성원 기자] 문대인 대통령이 외교 안보 라인 인사를 단행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3일 국가정보원장에 박지원 전 민생당 의원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서훈 국정원장을 내정했다. 또 통일부 장관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을 내정하고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정의용 안보실장은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로 임명한다.

# 국정원장, 박지원
국가정보원(국정원) 원장에는 박지원 전 의원의 내정 발표가 되자, 청와대 출입기자들은 '와-' 하는 탄성과 기자들 간 웅성 거릴만큼 아무도 모르게 '깜작 카드'로 기용됐다. 특히 청와대가 박 내정자를 지목하고 있던 것은 지난 남북공동연락망 폭파가 이뤄졌을 2주전부터 몀두해 두고 있었고 철저한 비공개로 인사를 추진 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0년 첫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기여한 박 내정자는 18대부터 20대 국회 정보위원으로 활동할 만큼 북한 소식에 정통한 인물로, 국정원장을 맡기에는 충분하다는 판단에서 인선 이유를 청와대는 설명했다.

박 내정자는 김대중 정부에서 비서실장, 문화관광부 장관 등을 지냈고 2016년 국민의당 합류 전까지는 민주당에 남았다. 국정원장 내정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던 박 후보자의 대북 전문성을 높이 산 문 대통령이 직접 국정원장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사진 맨 좌측부터 박지원 전 의원, 서훈 국정원장, 이인영 의원, 정의용 안보실장, 임종석 전 비서실장
사진 맨 좌측부터 박지원 전 의원, 서훈 국정원장, 이인영 더블어민주당 의원, 정의용 안보실장, 임종석 전 비서실장

하루 전 국정원장으로 내정 사실이 정해진 날 "역사와 대한민국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을 위해 애국심을 가지고 충성을 다하겠다" 고 했다. 박 내정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국정원장 후보자로 내정되었다는 통보를 청와대로 받았다" 며 이같이 말했다.

박 내정자는 "앞으로 제 입에서는 정치라는 정(政)자도 올리지도 않고 국정원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며 국정원 개혁에 매진하겠다"고 했다. 박 의원은 "SNS 활동과 전화 소통도 중단한다. 후보자로 임명해 주신 문재인 대통령님께 감사드리며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님과 이희호 여사님이 하염없이 떠오른다"고 했다. 이 내용만 보더라도 박 내정자는 국정원장이란 직분에 대한 업무가 조심스럽다는 것을 미리 꽤 뚫고 있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전남 목포 지역구 4선 국회의원 출신인 박 내정자는 정무적 감각이 뛰어나 이른바 '청치9단'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21대 총선에서 민생당 소속으로 출마 했지만 낙선 되자 단국대 석좌교수를 맡았다.

# 국가안보실장, 서 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는 자타가 공인한 외교안보 공약의 설계자 서훈 전 국정원장이 내정됐다. 서 내정자는 현 정부 초대 국정원장으로 두차례 걸쳐 대북 특사로 파견돼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 시켰고 미국, 일본과도 인맥이 탄탄할만큼 안보외교 정치에 정통한 인물로 평가 받고 있다.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 이라고 말한 서 내정자는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물밑에서 박지원 대북특사를 보좌할 정도로 박 내정자와 정치적 인연이 깊다.

서 내정자는 국가안전보장회의, NSC 상임위원장도 겸하는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 자리를 옮겨 "현 상황에 신중하게 대응하되, 때로는 담대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준비할 것" 이라고 밝혔다.

# 통일부 장관, 이인영
통일부 장관으로 내정된 이인영 의원은 4선 국회의원 더블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리더십 있는 중진의원으로 평가 받고 있으며 남북 화해 협력과 한반도 비핵화를 뚝심있게 추진할 적임자라고 청와대는 내정 이유를 들었다.

이 내정자는 "평화로 가는 오작교를 다 만들 수는 없어도 노둣돌 하나는 착실하게 놓겠다" 는 마음으로 임할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이 의원은 1980년대에 학생운동 단체인 전대협 의장을 지내 현 문재인정부을 움직이는 실세 그룹인 86세대 운동권 출신 정치인의 대표 주자로 통한다. 대학 졸업 후에도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청년위원장을 맡는 등 통일운동에 오래 몸담았으며 16, 17대 국회의원으로 활약하는 동안에는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서 상임위 활동을 했다.

# 외교안보특보, 정의용
청와대 외교 안보 라인 내정 최종 결정 하루 전까지 청와대와 여권에서는 마지막 쇄신 카드로 정의용 안보실장의 외교안보특보 기용 방안을 두고 최종 고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문 대통령은 정 실장이 개인적 사유로 여러차례 사의를 표명했음에도 놓아주지 않을만큼 호흡이 잘 맞은 관계로 이어져 왔었다. 지난 2017년 5월 문 대통령 취임때부터 북미, 남북대화가 충분히 진전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궤도에 오를때까지 자리를 지켜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이는 북한 문제 해결 가능성에 회의적인 미국 조야 설득 역할을 정 실장만틈 해낼 인물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6월 16일 개성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후 김연철 전 통일장관이 분위기 쇄신의 계기를 마련하겠다며 사퇴한 이후 청와대가 외교안보라인 전면 쇄신에 소극적 반응을 보인 것도 정 실장을 두고 고민이 깊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결국 이번 외교안보라인특보로 기용될 경우 정 실장 대미 소통 약화 우려를 덜수 있으면서도 지금보다 더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 돌고 돌아온 임종석 전 비서실장
문 대통령의 첫 비서실장을 지냈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외교안보특보로 임명, 청와대로 다시 불러 들였다. 지난 1월 사임후 아랍애미리트(UAE) 특임 외교특별보좌관을 맡아 중동으로 제한 됐던 외교 반경이 남북 및 한미 외교 관계까지 폭넓어진 셈이다. 임 전 실장은 통일부 장관 이인영 내정자와 막팍 고심한 끝에 입각 대상에서 제외 되자 정의용 외교안보특보를 보좌하며 북미, 한미, 남북 간 외교를 강화하고 정 실장의 자유로운 외교활동에 힘을 실어 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입각 하지 못한 임 전 실장을 각별히 배려 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앞서 비서실장 퇴임시 “앞으로 통일운동에 매진하겠다”는 뜻을 밝혀 일찌감치 ‘개각이 단행되면 통일장관으로 입각하는 것 아닌가’ 하는 관측을 낳기도 한 이유때문이다. 임 전 실장을 다시 불러 들인 청와대가 문 대통령 2년 남은 임기내 남북관계 상황을 회복하기 위한 대북 특사 활동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만큼 문 대통과 신임이 워낙 좋아 북한 외교를 책임질 2인자로 충분하다는 결론에서다. 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대신한 김여정 제1부부장과도 원만한 관계를 구축하고 있어 남북 관계를 이끌어 내는데 홍일점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6·15, 4·27, 9·19 등 남북 간 역사적 합의를 이끌었던, 경륜과 추진력을 가진 인물을 중용했다"며 "교착 국면에 있는 북한 문제를 풀겠다는 문 대통령의 '대북한 승부수'"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때부터 안보실장을 맡아온 정의용 현 실장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함께, 이르면 오는 6일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에 임명된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첫 외교안보라인 교체를 통해 남은 2년 동안 북미와 대북 관계에 ‘다걸기(올인)’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날 임명된 5명의 첫 과제는 문 대통령이 제안한 북-미 정상회의 11월 전 성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이들의 국회 청문회를 거처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긴 하지만 '청문회를 몇번 받아본 후보들' 로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청와대는 내다보고 있다.

반면 미래통합당은 이날 인사에 대해 ”유례없는 회전문 인사“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유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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