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세계 백신 개발, 어디만큼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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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세계 백신 개발, 어디만큼 왔나···
미국, 영국, 브라질 '3차 임상 시험'
중국도 선두대열에 합류
한국도 '절대 밀리지 않아'
  • 유성원 기자
  • 승인 2020.07.28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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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 팬데믹 현상에 ‘백신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백신 첫 상용화 시기를 내년 초쯤으로 전망했다. 백신 상용화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그 전에 백신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치열한 분위기다. 영국, 미국, 브라질, 중국 등에서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후보들은 1·2차 임상시험을 통과했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미국 모더나, 미국 화이자, 독일 바이오엔테크, 중국 칸시노 등이 대표적인 개발사들이다. 각사의 백신 개발 속도전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미국 '가장 빨라'

그렇다면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어디까지 왔을까?

27일(현지시각)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에 대한 3상 임상시험에 돌입했다. 현재까지는 임상시험 중 가장 큰 규모다.

모더나의 3상 시험은 미국내 89개 도시에서 3만명의 건강한 피실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이들 중 절반은 백신을 두 차례 접종받고, 나머지 절반은 소금물로 만든 가짜 약을 투여 받는다.

앞서 모더나는 지난 3월, 피실험자들에게서 커다란 부작용 없이 항체가 형성 됐다고 밝혔으나 초기 단계이고 세부 내용이 공개되지 않아 좀더 지켜보자는 의견이 많았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와 공동으로 백신을 개발 중인 모더나는 미 정부로부터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에 육박하는 지원금을 받았다.

모더나는 성명을 통해 내년부터 연 5억회 투여분에서 최대 10억회 투여분까지 백신을 만들어 배포할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연구진은 피실험자들의 상태를 비교,관찰해 백신의 효험과 안전성을 확인한다는 입장이다.

  브라질 '3차 임상'

브라질 보건 당국도 미국 화이자·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3차 임상시험을 승인 했다.  브라질 보건부 산하 국가위생감시국(ANVISA)은 지난 21일(현지시간) 화이지·바이오엔테크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브라질 내 3차 임상시험을 승인했다고 밝힌바 있다.

위생감시국의 임상시험 승인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 중국 시노백(Sinovac·科興中維) 생물유한공사에 이어 세 번째다. 모든 백신의 3차 임상 시험은 상파울루주 정부 산하 부탄탕 연구소와 공동으로 진행한다.

특히 '코로나백'(coronavac)으로 알려진 시노백의 백신을 이용한 3차 임상시험은 이날 상파울루 시내 병원인 오스피타우 다스 클리니카(HC)에서 시작 했고, 이중 여성의사가 첫번째 접종자로 나섰다.

임상시험에는 브라질 전국에서 모두 9천명이 참여해 90일 동안 진행하고 만일 성공적 임상실험으로 마칠 경우 내년 초부터 브라질 전 국민에게 접종할수 있는 분량을 생산할 것이라 주앙 도리아 상파울루 주지사가 설명했다.

  영국 '초기 항체 성공'

이달에만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대한 긍정적 연구결과가 잇따라 발표 됐다. 브라질 3차 임상실험 밢표 하루 전인 20일 영국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실험용 백신이 초기 임상시험에서 참가자 전원 항체 형성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영국 18∼55세 성인 1077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 AZD1222 1단계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참가자 전원에게서 항체 및 T세포(백혈구의 일종. 바이러스 같은 외부물질을 공격하는 요소​) 면역반응을 확인했다.

참가자의 T세포 반응은 백신 주입 14일차에 정점이었고 이후 2개월간 유지됐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실험 과정에서 심각한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ADZ1222는 아스트라제네카가 영국 옥스퍼드대학과 함께 개발 중인 실험용 코로나19 백신으로 독성을 없앤 바이러스 벡터(매개체)에 코로나19 유전자를 넣어 스파이크 단백질에 대한 항체를 만드는 방식이다. 재조합 바이러스 벡터는 스스로 복제할 수 있는 능력이 없어 위해성이 적다.

영국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 중인 백신 1억개를 공급 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옥스퍼드대 소속 에이드리언 힐 연구원은 “아스트라제네카의 제조 역량이면 오는 9월까지 100만회분의 백신이 생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SK바이오사이언스가 영국 옥스퍼드대·아스트라제네카와 맺은 백신 후보 물질의 글로벌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연간 1억5000만 명이 맞을 수 있는 백신 생산이 가능한 설비를 갖추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완료돼 상업화되면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생산할 제품은 주로 국내와 아시아 지역에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도 '뒤질세라'

이런상황에서 27일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도 코로나19 백신의 임상 3상시험(후기 임상시험)을 개시한다고 밝혔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광범위한 백신 개발 프로그램에서 가장 뛰어난 백신 후보를 선정했으며, 2회 투여를 통해 안정성과 효능 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의 백신 후보 중 하나인 BNT162b2는 18~85세 참여자 약 3만명을 대상으로 후기 임상시험에 돌입했다. 시험은 미국과 전 세계 120여곳에서 이뤄진다. 두 업체는 빠르면 10월에 규제 당국에 임상시험 결과를 제출하는 방안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이 백신이 후기 임상시험에 통과해 당국의 허가나 승인을 받으면 연말까지 1억회분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한국도 '밀리지 않아'

한국도 세계 각국의 백신 전쟁에서 절대 밀리지 않고 있다.
이날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국내 코로나19 백신·치료제 임상 현황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총 13건의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치료제 임상이 11건, 백신 임상이 2건이다. 원래 치료제 관련 임상은 16건이었는데 최근 식약처의 품목 허가가 난 렘데시비르 관련 임상 5건이 종료돼 11건이 진행 중이다.

그 중 GC녹십자가 개발 중인 혈장치료제(GC5131A) 임상시험이 가시화되고 있다. GC녹십자는 이번 주 안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 2상 시험 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 GC녹십자가 개발 중인 혈장치료제는 안전성을 인정받아 임상 1상이 면제돼 임상 2상부터 시작할 수 있다.

앞서 지난 17일 셀트리온과 국립보건연구원은 항체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받고 하반기 중 임상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브라질서 중국 시노백 백신 3차 임상시험 시작/사진=상파울루정부 제공
브라질서 중국 시노백 백신 3차 임상시험 시작/사진=상파울루정부 제공

백신 개발에 있어서는 미국, 영국 등에 비해 늦지만 국내에서도 조금씩 진전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임상시험 단계에 있는 백신 후보물질은 24종이며 이 중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와 미국 모더나, 중국 시노팜 등이 선두에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임상에 들어간 제넥신은 개발 중인 DNA 백신 ‘GX-19’를 내년 하반기 개발 완료를 목표로 지난 6월 임상시험에 착수했다. 현재 임상 1상과 2상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진원생명과학 등도 연내 임상시험 진입을 목표로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정부는 국내 백신·치료제 개발 노력과 함께 해외에서 개발된 약물을 확보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정부는 최근 세계보건기구(WHO)가 2021년 말까지 20억 회분의 백신 보급 목표를 제시함에 따라 백신공급 메커니즘인 ‘코백스 퍼실리티’에 대한 참여의향서를 제출했다.

특히 이날 빌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 회장이 지난 20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코로나19에 대한 한국의 대응에 감명을 받았다"는 서한을 보냈다.

게이츠 회장은 "한국이 훌륭한 방역과 함께 백신 개발 선두에 있다"고 서한을 통해 평가했다. 이어 "게이츠 재단이 지원한 SK바이오사이언스가 백신 개발에 성공하면 내년 6월부터 2억 개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선두 대열에'

중국의 속도도 만만치 않다. 중국 제약사 중국의약집단(中國醫藥集團·시노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해 연말까지 일반 시판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앙시망(央視網)과 신랑망(新浪網)에 따르면 시노팜류징전(劉敬楨) 회장은 전날 CCTV와 가진 인터뷰에서 현재 진행하는 코로나19 백신 3상시험을 3개월 이내 완료할 전망이라고 했다.

당초 시노팜 산하의 중국생물기술(CNBG)은 3상시험 대상자 부족이라는 암초에 부딪혔다. 대규모 임상시험이 지체돼 최소한 2021년까지는 백신 판매가 늦어질 것이라는 관측이었다. 하지만 임상시험 장소를 외국으로 옮겨 이 문제를 극복했다. 시노팜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1만5000명을 상대로 3상시험을 시행하고 있다.  
  
중국의 시노백바이오텍(科興控股生物技術)도 브라질에서 3상시험에 들어갔다.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와 상파울주 등 6개주의 12개 연구시설에서 9000명의 수검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시노백바이오텍은 백신 생산시설 건설도 시작했다. 연말까지 최대 1억명분의 백신을 제조해 공급할 계획을 실행해 나가는 것이다.  

이와 함께 현재 3상 시험에 진입한 것은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와 옥스퍼드대학이 함께 개발한 코로나19 백신과 시노팜 백신뿐이다.
  
미국의 제약사 화이자, 모더나 등도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 뒤를 바짝 쫒고 있는 화이자는 이달 내로 3상 시험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미 정부는 화이자의 백신 6억회 분을 미리 확보해 놓고 개발을 독려하고 있다

전 세계가 앞다퉈 백신 개발에 뛰어는 든것은 그만큼 경제 가치가 큰데다 국가 의학기술력을 보여주는 자존심이 걸린 '소리 없는 경쟁'이 되서다.

가장 먼저 백신 개발에 성공한 승자의 국가는 전세계의 이목과 동시, 코로나19 감염국으로부터 엄청난 주문이 쇄도하면서 그 회사의 주가는 물론 상당한 국가 경제적 가치를 올려 놓을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28일 세계백신연합(GAVI)은 정확한 백신가격은 정해지지 않았다면서도 40달러 선에서 정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백신 개발 가능성이 있는 제약회사들이 어떤 가격을 제시할 지는 미지수다. 다만 통상 제약사들은 가격대를 다르게 매겨 빈국에는 하나의 통일된 가격으로, 중위 소득 국가에는 이보다 높은 가격으로, 부국에는 가장 높은 가격을 요구할 것이라는 분위기다.

  WHO 긴급위 소집

이런가운데 이날 WHO에 보고된 전 세계 누적 확진자 수가 1천600만 명에 달하며 특히 지난 6주 동안 그 수가 거의 2배 증가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WHO의 네번째 긴급위원회를 소집하고 이날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평가하고 WHO와 사무총장 등에게 권고 사항을 전달할 것으로 아마도 소집일은 30일쯤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WHO가 국제 보건 규정(IHR)에 따라 PHEIC를 선포한 것이 이번이 여섯 번째이지만, 현재의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상황이 "가장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사무총장은 검사와 격리, 치료, 접촉자 추적처럼 전염을 억제하고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기본적인 조치를 강조하면서 한국과 독일, 중국, 캐나다가 이 같은 조치를 일관되게 지켜 좋은 성과를 거뒀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팬데믹의 포로가 아니다. 개개인이 변화를 만들 수 있다"면서 "미래는 우리 손에 달려 있다"고 역설했다.

브리핑에 배석한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도 각국이 여행 규정 등 코로나19 대응책을 자주 바꾸기보다 일관되고 지속해서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dpa 통신이 보도했다.

/유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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