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진단] 北, 김정은이 '저녁 회의' 고집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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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진단] 北, 김정은이 '저녁 회의' 고집하는 이유
심야시간에 정무국 주회의
  • 유성원 기자
  • 승인 2020.08.09 1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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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투데이 서울=유성원 기자] 김정은 위원장이 당 중앙위원회 정무국 회의를 개최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지난 6일 보도했다. 봉쇄돼 있는 개성 지역 주민들에게 식량과 생활보장금을 지원하고, 당 중앙위원회에 새로운 부서를 만든다는 내용이다.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은 이날 오전부터 이러한 내용을 사진과 함께 보도했는데, 조선중앙TV는 이날밤 8시 보도 때까지 영상을 방송하지 않은 채 아나운서 멘트로만 관련 내용을 전했다.

조선중앙TV가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 사진이나 영상을 다소 늦게 방영하는 경우는 있으나, 대개 밤 8시 정도 방영하는 것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에 이때 영상이 늦어진 것은 다소 의아한 면이 있다.

참고로 북한 조선중앙TV는 평일의 경우 오후 3시에 방송을 시작하는데 김 위원장 관련 보도는 보통 오후 3시 방송 시작 직후, 오후 5시 보도, 오후 8시 보도, 오후 10시 무렵 마지막 보도에서 반복적으로 방송됐다.
김 위원장의 정무국 회의 동영상 보도는 조선중앙TV에 앞서 6일밤 9시 20분쯤 나왔다.

상당히 늦어진 셈인데, 영상을 들여다보니 이해가 가는 면도 있을법 했다. 

  한밤중 회의는왜?

동영상은 정무국 회의가 열린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 건물 외경으로 시작하는데, 사무실마다 불이 밝게 켜진 야경이다. 밤에 회의가 열렸다는 뜻이다.

김 위원장과 간부들이 입장한 뒤 회의가 시작됐는데, 김 위원장 바로 뒤편에 시계가 놓여 있어 시간을 알 수 있다. 회의 시작 직후 화면에 잡힌 시간은 12시 5분쯤. 밤에 회의가 열렸으니 낮 12시 5분이 아니라 밤 12시 5분, 즉 새벽 0시 5분이라는 얘기다.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시간은 계속 흘러가서, 0시 25분, 35분, 50분 등을 가리키는 시계가 동영상에 순차적으로 찍혔다. 한참 논의를 진행한 끝에 김 위원장이 회의를 마치고 일어난 시간은 1시 45분. 새벽 0시에 시작된 회의가 새벽 1시 45분에 끝난 것이다.

이렇게 일정이 늦어지다 보니, 조선중앙TV가 동영상을 편집해서 검열을 거친 뒤 방송하기까지 시간이 걸렸던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위원장의 아버지인 김정일이 야행성이라는 것은 많이 알려진 것만은 사실이다. 주로 새벽에 일을 하고 늦잠을 자는 성격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주로 일하는 시간대가 언제인지는 잘 알려진 바가 없다.

주간에 주로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새벽 0시에 회의를 시작하지는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회의에 참석한 박봉주 당 중앙위 부위원장은 1939년생 81세이고, 김영철 당 중앙위 부위원장은 1946년생 74세이다. 새벽 회의에 피곤할 법도 하지만 적어도 영상에서는 피곤해 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고 있다. 김정은 주재 회의에서 피곤한 티를 내면 안 되겠지만. 북한에서 고위간부로 살아가기는 상당히 힘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유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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