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잘가던 백신 개발 '삐그덕'···"마음은 급한데"
상태바
[기획] 잘가던 백신 개발 '삐그덕'···"마음은 급한데"
선두개발사 아스트라제네카 '임상시험 일시 중단'
'안전성 입증된 백신만 승인' 공동서약까지
WHO, '안전성 효능 보장' 백신시험 엄격 준수
한국, 9월중 '항체 치료제' 상업용 대량 생산
  • 유성원 기자
  • 승인 2020.09.10 15: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공투데이 서울=유성원 기자]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전세계 사망자가 90만명을 넘어섰다.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9일 오전 8시 기준(한국시각)으로 세계 코로나19 관련 사망자는 90만620명을 기록했다. 지난 6월16일 45만6416명을 기록한 뒤 석달만에 두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이후 사망자는 지난달 4일 70만명, 지난달 21일 80만명을 넘었다. 17~18일 간격으로 희생자가 10만명씩 늘고 있다.

하루 사망자 숫자는 지난 4월 8000명 이상이 발생했지만 5월에는 5000명대로 감소했다. 그러나 7월 들어 다시 6000명대로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미국 19만3290명, 브라질 12만7464명, 인도 7만3923명, 멕시코 6만778명, 영국 4만1586명 순으로 사망자가 많았다. 세계 누적 확진자 숫자는 2771만4411명이다. 국가별로는 미국(650만9582명), 인도(436만7436명), 브라질(416만5124명) 순으로 확진자가 많았다.

/사진=공공투데이 DB
/사진=공공투데이 DB

   임상시험 일시 중단

이런 심각한 코로나19 팬데믹을 끝내기 위한 다국적 제약사들의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선두주자로 평가받던 아스트라제네카가 부작용 우려로 코로나19 백신 임상 3상 시험을 일시 중단 했다.

반면 이달 들어만 하루 4000명대에서 5000명대로 올라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는 러시아는 9일부터 자체 개발해 공식 승인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의 등록 후 시험(3단계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아나스타시야 라코바 모스크바 부시장은 "등록 후 시험에 참여 신청을 한 모스크바 주민 일부가 오늘(10일) 처음으로 백신 접종을 받았다"고 말했는데, 접종은 무료이며 21일 간격을 두고 한 사람당 두 차례 실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3상 시험에 참가 신청을 한 시민은 3만5천명을 넘었으며 이들은 20여개 병원에서 접종을 받을 것이라고 라코바 부시장은 소개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아스트라제네카 임상시험 참가자 중 한 명에게 이유가 분명하지 않은 질환이 발견돼 시험을 일시 중단했다. 이 회사는 지난 8일 성명을 통해 "대규모 임상시험에서는 발생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주의 깊게 검토하기 위해 독립적 조사가 필요하다" 며 "임상시험 일정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최소화 하기 위해 이 사안 검토를 신속히 진행 중" 이라고 밝혔다.

영국에서 이 백신 임상에 참여한 사람 중 한 명에게 척수염이 생겼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척수에 염증이 생기는 척수염은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된 뒤 몸속에서 만들어진 항체가 정상 세포를 공격해 주로 생긴다. AZD1222 때문에 척수염이 생긴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임상시험이 중간에 일시 중단되는 일은 흔한 일이다. 다만 중단 사태가 얼마나 오래갈지, 부작용이 있다면 어느 정도인지가 중요하다. 새로운 바이러스에 대처하기 위한 백신 개발에는 보통 12~18개월이 걸리며, 코로나19 백신의 경우에도 내년 중반에나 개발이 끝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현재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곳은 160여곳이지만 개발이 완료된 곳은 없다.

   안전성 입증된 백신만 승인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미국 화이자는 이르면 다음달께 코로나19 백신 허가 신청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개발사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최근 독일 정부로부터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의 임상 2·3상 시험 승인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메신저 리보핵산(mRNA)을 활용한 백신이다. 임상에 성공하면 다음달 중순이나 11월께 허가신청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업체 측은 내다봤다. 미국 이노비오는 이날 서모피셔사이언티픽이 DNA를 활용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INO-4800) 제조 의향서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백신이 승인되면 1억 병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이 백신은 임상 1상 중이다.

나머지 9개 제약사들도 “대규모, 고품질 임상시험을 통해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된 뒤에만 백신 승인을 신청하겠다”고 서약했다는 공동성명도 나왔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선두에 서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바이오엔테크와 화이자(공동개발), 글락소스미스클라인, 존슨앤드존슨, 머크, 모더나, 노바백스, 사노피는 8일 임상시험 3단계를 거쳐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되지 않으면 백신 승인이나 긴급사용 요청을 하지 않겠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WHO, '안전성 효능 보장'

영국계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유망하던 코로나19 백신의 임상시험을 중단한 것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 해외 보건전문가들이 '정상적인 절차'라며 반기는 분위기다. WHO는 특정 참가자의 부작용을 평가하기 위한 잠정 중단은 흔한 일이라면서 "참가자의 안전,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을 보장하기 위해 모든 백신 시험에서 규약을 엄격히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최고 감염병 전문가로 백악관 코로나19 TF 구성원이기도 했던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도 같은 날 "임상시험에서 반드시 갖춰야 할 안전밸브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파우치 소장은 미 CBS '디스모닝'과의 인터뷰에서 "유감스럽지만 흔한 일"이라며 "이는 정확히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확인하기 전에 다른 참가자들의 시험을 보류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 중이던 백신은 미국은 물론 WHO도 가장 유력하게 여겼던 코로나19 백신 후보다.

이 때문에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확보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알고 정부도 대안을 마련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보건복지부가 아스트라제네카와 함께 AZD1222 생산의 일부를 국내에서 맡고 이 중 상당수를 국내에 공급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만일 아스트라제네카로부터 AZD1222 생산기술을 이전 받고 임상 시료 생산도 시작한 SK바이오사이언스가 최악의 실패 상황으로 끝나더라도 다른 백신 생산을 맡을 수 있을 것이란 긍정적 전망도 있다. 백신 생산 시설이 전 세계적으로 부족한 상태로 미국 노바백스와도 코로나19 백신 수탁생산(CMO) 계약을 맺었다.

   정부 '항체 치료제' 생산돌입

이렇게 '오락 가락' 한 전 세계의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관련 전날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이 브리핑에서 '상업용 항체 치료제'의 9월 중 대량생산 계획을 발표했다가 이후 상업용이 아닌 '생산공정 검증용'이라고 수정 공지하면서 혼선과 논란을 빚자 같은날 정은경 방대본부장이 또다시 관련된 브리핑을 갖고 바로잡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이날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상업용'이라는 말은 '연구용'과는 달리 상업 생산과 동일한 스케일, 동일한 공정용으로 생산된다는 의미"라고 해명했다.

보건당국은 이달 대량생산 예정인 물질은 '생산공정 검증용'으로, 상업용 생산시설에서 만들게 된다. 공정검증용 항체 치료제는 임상용으로 사용할 수 있고 추가 임상시험을 거쳐 허가를 받으면 상업용으로도 판매할 수 있다.

방대본이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해당 항체치료제는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CT-P59)이라는 게 기정사실화됐다. 이 후보물질은 현재 임상 1상 시험을 마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임상 2상과 3상 시험 계획을 심사받고 있다.
/유성원 기자

'당신의 눈과 귀가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제보가 사회를 변화 시킬수 있습니다"
공공투데이는 당신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제보: [기사제보] 여기 클릭 !!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골라보는 기자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