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②보] 코로나가 불러온 '한강 진풍경'···"술판에 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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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②보] 코로나가 불러온 '한강 진풍경'···"술판에 춤까지"
한강 공원 '코로나 탈출구' 로 몰려
/ 방역당국 "재확산은 시간문제"
  • 박영호 기자
  • 승인 2020.09.19 1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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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투데이 서울=박영호 기자]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9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전날보다 약간 줄어든 110명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국내 발생은 106명, 해외 유입은 4명이다.

계속해서 지역사회의 산발적 감염과 조용한 전파가 발생하면서 아슬아슬하게 다시 확진자 수는 얼마든지 늘어날수 있다. 현재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주말에는 꽤 많은 인파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본지는 이날 오전 8시쯤 서울 강남 인근 술집과 근처의 한강공원을 들러 현장 분위기를 취재 했다. 서울 강남역 근처 술집과 음식점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고, 평소 이곳 잠원 한강 공원 잔디밭에는 맥주를 즐기는 시민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집단 감염사태를 우려해 출입 통제선이 처져 있는 상태다. 

또 '공원 의자 등에도 시설 이용을 자제해달라' 는 안내 문구가 붙어 있지만 통제선 근처에는 일부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는 모습도 눈에 띄고 있다. 시민들은 오랫동안 사회적거리두기로 답답한 마음을 풀기위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공원으로 나왔다는 반응이다.

전날 금요일 저녁 한강에 나와 술과 음식을 먹고 치우지 않은 서울 한강 잔디밭./사진=박승진 사진기자
전날 금요일 저녁 한강에 나와 술과 음식을 먹고 치우지 않은 서울 한강 잔디밭./사진=박승진 사진기자

서울 압구정 근처에 사는 28세 김성아 씨는 이날 공공투데이와 길거리 인터뷰에서  "긴 장마와 코로나로 집안에만 있다보니 너무 지옥같았다" 며 "지금 날씨가 뜨거운 폭염도 가고 선선한 가을날씨가 너무 좋아서 집에만 있기에는 너무 답답해 이따 남자친구와 저녁에 술한잔 하고 들어갈 것 같다" 고 말했다. 이런 말은 보건당국으로서는 달갑지 않으면서도 한편으로 이해하는 분위기다. 다만 당국은 "방심하지 말고 마스크를 쓰고 2M 거리두기를 지켜 달라" 고 강조하고 있다.

한강 공원으로 쉬러나온 시민들의 현장 분위기는 일단 '웃는' 분위기가 많아서 좋으면서도 방역이 느슨해 질까봐 걱정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강화한 방역 조치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면서도 "이번 주말에도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서울 한강 공원내 식당과 주점의 야간 매장 영업을 완화한 ‘거리두기 2단계’ 상태에서 주말을 맞은 20~30대 청년 세대는 공원내 강둑이나 숙박 시설 등을 ‘코로나 방어구' 로 삼았다. 코로나 방역 체제 장기화에 지친 시민들은 강가에서 각자 집에서 들고온 스마트폰과 블루투스 스피커를 이용해 클럽 음악을 틀며 노래를 불렀고, 즉석에서 춤도 추며 '흥'을 돋구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주말 저녁 서울 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시고 술병을 치우지 않고 널부러져 있다./사진=박승진 사진기자
주말 저녁 서울 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시고 술병을 치우지 않고 널부러져 있다./사진=박승진 사진기자

같은 시간에 한강공원 편의점 앞에 13명정도가 줄을 섰다. 가게 안은 술과 안주를 사려는 손님으로 넘쳐났다. 이들은 서로 각자의 물건을 사기위해 어깨를 스쳐가며 상품을 집어들었다.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거리두기 2M가 전혀 이행되지 않고 있었다. 이렇게 술과 음식을 산 시민들은 한강 구석구석에서 먹고 마시느라 아예 마스크를 내리고 떠들어 댔고, 노트북을 가져와 영화를 함께 보는 연인들도 있었다.

이런 상황은 한강공원은 공공 화장실에도 재연 됐다. 화장실을 이용하려는 대기 행렬만 10m가 넘었다. 비슷한 시각 망원 한강공원에도 진입하려는 차들이 급증하면서 강변북로까지 정체를 빚었다. 곳곳에서 술판이 벌어졌다. 이에 한강관리사업부 관계자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한여름에도 이렇게 몰리지는 않았다" 면서 "방역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것 같아 걱정스럽다" 고 했다.

이처럼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음식점과 노래방 등 실내시설에 대한 방역이 강화되자 많은 시민이 아예 야외로 나와 술판을 벌이는 상황이 곳곳에서 벌어져 코로나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 상가 골목 주변 음식점과 주점에서는 테이블 내 좌석 한 칸 띄워 앉기 등이 대체로 지켜지고 있었지만, 손님이 몰리는 매장들에서는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심야 시간 음주 고객이 늘어나면 더 해이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날과 내일 주말 역시 비가 오지 않고 날씨가 선선하다 보니 야외 놀이터 및 공원 등은 마스크를 벗어 던진 시민들로 북적일 것으로 보인다. 보건당국은 “아무리 야외라도 안전할 수 없다" 면서 "방역수칙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코로나 재유행은 시간문제” 라고 경고했다.
/박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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