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①보] 북한, 새벽 열병식 전 "미국 쓴소리"···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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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①보] 북한, 새벽 열병식 전 "미국 쓴소리"···왜?
북한 ICBM 공개여부 촉각
/ 전달력 높아 '테러지정국 해제' 요구한 듯
/ 코로나19 감안해 무력시위 없을 듯
/ 자산 발각 및 축소행사로 새벽 열병식 가능성 높아
  • 강문정 기자
  • 승인 2020.10.10 13: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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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투데이 서울=강문정 기자] 북한이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열병식을 개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10일 오전까지 북한 매체들은 개최 보도나 중계방송을 하지 않았다.

조선중앙TV와 조선중앙방송 등 관영매체는 열병식 중계 관련 순서를 편성하지도 않았다. 오전 9시에 방송을 시작한 조선중앙TV는 정규 편성표에 따라 기록영화와 선전물 등 일상적인 프로그램을 내보내고 있었다.

북한은 지난 2018년 2월 군 창설 70주년 열병식과 8월에 개최됐던 정권 수립 70주년 열병식 등을 녹화 중계한 바 있다. 그런데 이날 열병식을 코앞에 두고 유엔총회 제6위원회(법률관련)에서 자국을 테러지원국으로 낙인찍은 미국을 겨냥한 비난 발언을 갑작스럽게 쏟아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북한 대표가 지난 6일 유엔총회 6위원회의 '국제 테러 제거조치' 토의에서 "일부 특정국가들은 저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주권국가에 제멋대로 '테러지원국' 딱지를 붙이고 제재와 압력을 가하고 있으며 제도전복행위에 계속 매달리면서 반정부 테러 단체들을 지원하고 있다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열병식 화면 캡처
/사진=조선중앙TV 열병식 화면 캡처

그는 "그 누구도 반테러 투쟁이 특정 국가나 세력들의 정치적 목적 추구를 위한 공간으로 악용되는 것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며 "포괄적인 국제 반테러협약에 강권과 전횡으로 주권 국가의 자주권을 난폭하게 침해하는 특정국가의 국가 테러 행위를 문제시하고 근절할 수 있는 조항들이 명백히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주권국가의 정권 교체를 목적으로 하는 국가 테러는 가장 엄중한 테러 행위"라며 "주권존중, 내정불간섭의 원칙을 밝힌 유엔헌장과 국제법에 대한 난폭한 유린"이라고도 비난수위를 올렸다. 특정 국가를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이 언급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분류한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지난 2017년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했다. 2008년 조지 부시 대통령이 해제한 후 9년 만이다. 당시 이같이 결단한 이유로 북한에 1년 6개월 간 억류됐다 풀려난 의식불명 상태로 돌아와 1주일만에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영향이 컸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웜비어의 죽음은 법이나 인간의 기본권에 대한 존중이 없는 정권의 손아귀에 순수한 인간이 희생되는 것을 막겠다는 우리 정부의 결의를 다지게 된다”며 “미국은 희생자를 애도하는 동시에 북한 체제의 야만성을 다시금 규탄한다”고 강도높게 북한 김정은 정권을 비난했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에는 무기 관련 수출 및 판매 금지를 비롯해 경제적 지원에 대한 금지, 기타 금융 및 제한 사항의 이행 등 통제와 제재가 포함됐다. 이러한 통제와 제재는 테러지원국 재지정으로 바로 효력이 발생했다.

미국에 뜻을 같이 하면서도 청와대 속내는 여전히 평화적 북핵 해결을 기대했다. 통일부는 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이 남북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했었고, 실제로 지금까지도 코로나19 방역 물품과 식량을 북한에 보내는 등 국제기구를 통해 아랑곳하지 않고 인도적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

그동안 대미 비난을 자제해 왔던 북한이 하필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기념한 이날 미국에 쓴소리를 한 것에 대해 정부가 주목하고 있다. 전 세계의 관심거리가 된 북한의 열병식을 통해 그동안 대미 관계 개선을 위해 참아왔던 북한의 테러지정국에 대한 불만을 국제사회를 통해 이번에 전달 했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북한의 이날 열병식에서 한미 간 주목하고 있는 다탄두 탑재형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ICBM의 사거리가 길어질지에 관심이 쏠린 이유 때문에 미국을 더욱 자극하려 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 시점에서 이런 발언을 두고 북한은 ICBM 기술을 완료해 미국을 위협할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북한을 테러지정국에서 해제해 달라는 간접 경고와도 같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 열병식에 신무기 공개 직전 그 효과가 높을 것이라는 북한측의 생각은 미국이 북한의 ICBM 개발 및 시험발사가 본토에 위협이 된다는 점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북한은 지난 2013년 휴전 60주년과 정권수립 65주년, 2015년 당 창건 70주년, 2017년 태양절 기념 열병식은 각각 생중계 하기도 했지만 이날 오전 만큼은 열병식을 '하는지, 않하는지' 조차도 모를정도로 조용히 넘어가고 있다. 정보당국은 이번 열병식 자체가 이날 오후 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욱 국방부 장관은 지난 7일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예년 사례와 비교해볼 때 열병식 포함해서 여러 가지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전략무기들을 (동원해) 무력시위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하지만 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발사해 무력시위 수위를 높이기 보다는, 전세계 코로나19의 팬데믹 사태 시국을 감안해 국제사회의 신경을 굳이 건드리지 않을 것으로 북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중연설로 민심을 잡고 내부 결속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10일 새벽 12시부터 3시사이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병력과 장비를 대규모로 동원해 행진을 벌였다는 뒤늦은 정보가 나왔다. 정보 당국은 이 행사가 열병식인지, 아니면 예행연습인지 성격을 놓고 분석 중이다. 북한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새벽 열병식은 흔치 않다.
 
앞서 합참은 “오늘 새벽 김일성 광장에서 대규모 장비ㆍ인원 동원하에 열병식을 실시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혔는데,이는 열병식을 위한 리허설이었는지, 실제 열렸는지는 정보당국이 확인 중이다.

북한의 열병식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미 정보당국 등이 전략무기 자산을 파악하기 어렵도록 고의로 열병식을 새벽에 한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다만 새벽 열병식을 북한 조선중앙TV를 통해 공개하느냐가  관건으로 보인다.

아마도 코로나19 사태로 대규모 인원 동원이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축소된 열병식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아직 조선중앙TV 등 북한 매체들은 열병식과 관련한 어떠한 보도도 하지 않은 상태다.

이르면 이날밤 북한 조선중앙TV에서 녹화 중계를 할 가능성도 있다.

 

/강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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