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코로나19로 "감기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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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코로나19로 "감기가 사라졌다?"
마스크 착용이 '감기,비염' 예방에 큰 몫
마스크를 쓰면 해롭다? "과잉 공포" 지적
  • 강문정 기자
  • 승인 2020.10.23 0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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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투데이 서울=강문정 기자] 서울 수도권의 23일 오전 기상예보 기온은 영하권에 가까울 정도로 추운 2도. 무덥던 날씨가 걷히고 큰 폭으로 기온이 오르내리는 일교차가 심한 이날 같은 날씨에는 감기에 걸리기 제격이다.

평소 호흡기에 질환이 있거나 면역력이 약해진 사람들은 요즘 같으면 감기를 달고 산다. 특히 비염 증상이 있는 사람들은 콧물이 자주 흐르고 재채기가 심해져 '감기인지, 비염인지' 도무지 분간을 못하는 케스도 다반사다.

그런데 매달 또는 계절별로 증세가 찾아왔던 감기도, 비염증세도 어느 순간 사라졌다. 물론 다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주변을 살펴보면 '콜록거리거나' '김기로 찾는 병원 환자수'가 급격히 줄어든 것을 확인 할수 있다.

게다가 자녀를 둔 부모들은 지난해 이맘때쯤 한달에 한 번 꼴로, 감기는 물론이고 유행성 수족구, 폐렴 등 걸릴수 있는 건 다 걸렸었다.

그런데 올해 들어 신기하게도 그 흔한 감기 한번 안 걸리고 지나가 육아가 편해졌다는 얘기를 들었다.

7살 여자 아이를 둔 서울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30대 주부는 이날 공공투데이와 길거리 인터뷰에서 "요즘 애들, 어린이 유치원이나 아파트 단지 놀이터에서 보면 감기 걸렸다는 소릴 통 못들은 것 같다" 며 "아무래도 마스크 착용때문인 것 같다" 고 말했다.

그렇다. 지난 2월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사태가 본격화 되면서 대다수 어린이집을 보내지 않은 것도 유행병 예방에 큰 역할을 했지만, 무엇보다 마스크 효과가 더 컸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 주부는 또 기자에게 "회사에서 사람들이 마스크 때문에 비염이 나았다는 '농담 아닌 농담'도 건넸다" 고 덧붙였다. 이는 마스크를 직장, 카페, 음식점 등에서 늘 착용하고 있다보니 환절기에 찾아온 불청객들이 수그러 들었다는 말이다.

/사진=공공투데이 DB
/사진=공공투데이 DB

물론 나이가 어린 자녀들에게는 아직 마스크가 답답해서 하루종일 착용하기 힘들 겠지만 감기에 잘 걸렸던 어른들에게 마스크 효능을 알게 된 이상 일상생활에서부터 심지어 잠을 잘때도 마스크를 끼고 자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같은 동네의 맞벌이 주부 2년차인 32살 직장인 여성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우리 집은 코로나19로 마스크 대란일때 약국에서 구입한 '별 별 마스크' 종류가 다 있다" 면서 "일회용 마스크, 미세먼지 대비 KF 숫자별 마스크, 가습 마스크 등을 갖추고 있어 가족끼리 필요에 맞게 사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여성은 "감기에 잘 걸렸던 남편이 이것 저것 시도한 끝에 마스크 효능을 알게 됐고, 감기에 걸리면 우린 마스크를 쓰고 일상생활을 하거나 잘 때도 끼고 자기도 한다"고 답했다.

그럼 마스크가 진짜 감기를 막아 주는게 사실일까?
본지는 서울 영등포에 위치한 한 호흡기내과병원의 권 모 원장을 만나 자문을 구했다. 우선 환절기에 감기가 잘 걸리는 이유부터 들어봤다. '철이 바뀌는 시기'라고 불리는 '환절기'의 특징은 일교차(낮과 밤의 기온차이)가 심해지게 되고 공기의 질과 습도가 변하게 된다.

사람의 신체는 소화기, 생식기, 호흡기, 신경계 등 여러 계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각의 계통들은 종합적으로 우리 몸의 신진대사에 관여한다. 이 중 호흡기는 외부적 환경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일교차가 심해지고 공기의 질과 습도의 변화가 심한 환절기에 호흡기 계통의 질환들이 악화되기 쉽다고 한다. 미세먼지 또한 겨울에서 봄으로,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환절기에 가깝다는 것이다.

권 원장은 이에 대해 "공기의 질이 나빠질수록 코의 역할이 중요해지는데 이때 감기와 비염증상이 더욱 악화 될 수 밖에 없다" 며 "숨을 들이킬 때 공기의 흐름은 코를 거쳐 인후, 기관지를 통과해 폐에 도착하게 된다. 만약 흡입하는 공기가 너무 따뜻하다면 코를 통과할 때 식혀지고 반대로 차갑다면 적당한 온도로 데워지게 된다" 고 설명했다. 마찬가지, 건조한 공기라면 습해지고 습한 공기는 적당한 습도로 낮춰주게 된다고 했다.

그럼 마스크를 착용하게 될 경우 감기나 비염 증세 예방에 도움이 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권 원장은 "마스크는 감기에 걸리고 나서 착용하는 것이 아니라 예방 차원에서 미리 준비하고 사용해야 한다" 면서 "실제 감기환자 기침을 하게 될 경우 비말로 인한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효과가 있고, 낮과 밤의 온도차가 큰 환절기에도 공기의 흐름을 안정화 시켜 줄수 있어 사실상 도움이 된다" 고 말했다.

다만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완전히 예방할수는 없다"며 가을 환절기 대처법에 대한 '팁'을 던졌다. 가을 환절기의 특징은 공기의 습도가 낮아지고 건조해 진다. 호흡이 편해지려면 공기의 습도가 어느정도 유지 되어야 하기 때문에 ▲늦은 시간에 귀가할 경우 얇은 겉옷을 챙길 것 ▲냉수는 피하고 따뜻한 물을 마실 것 ▲아침, 저녁으로 외부에 있을 경우 마스크를 준비 할 것 ▲마스크는 항상 청결하게 유지 할 것 ▲실내에서는 적당한 습도 유지를 할 것 등을 당부했다.

한편 "마스크 착용이 오히혀 인체에 해롭다"는 사회적 논란에 대해 ‘공포 과잉’이라는 전문가의 지적이다.

게다가 생존 차원에서 저마다 반쯤은 전문가가 됐다. PM(particulate matter)2.5가 초미세먼지라는 것쯤은 기본이고, 미세먼지를 차단하는 마스크의 종류나 공기청정기 등급 같은 것도 필수 지식이 됐다. 그럼에도 미세먼지가 적은 청정 국가로 이민이라도 가고 싶은 답답한 마음을 토로하는 이가 적지 않다. 

하지만 현 상황을 제대로만 인식한다면 아직은 포기하기에는 너무 이르고, 결코 희망이 없는 것도 아니다. 장재연 아주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62·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우선 마스크와 공기청정기 맹신, 과장된 중국 탓하기, 정부의 비상식적 행정, 공포 마케팅 등 오도된 정보에 갇힌 우리 자신을 바로 봐야 한다" 고 비판했다.

특히 마스크 착용에 관한 가짜뉴스와 관련 장 교수는 “사회현상이 정말 암담하다. 짧은 시간에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 시민부터 대통령까지 모두 한꺼번에 잘못된 정보에 포획됐다" 며 "요즘 미세먼지를 두고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보면 과거 수돗물 불소화 문제, 백신 반대운동이 벌어졌을 때가 떠오른다. 당시엔 일부 사람들에게 제한적으로 잘못된 정보가 전해졌지만, 지금은 소셜네트워크 등을 통해 가짜 정보가 무제한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언론까지 휩쓸리는 상황은 참으로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한편, 코로나19 차단 마스크 덕분에 올해 보건당국이 독감으로 매년 3천여명이 사망한다는 통계와 관련, 코로나19 못지않게 위중한 감염병이라는 독감을 줄이는데도 큰 기여를 할 것이라는 조심스런 관측도 흘러 나오고 있다.

/강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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