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수난 : 기획] 깔만큼 다 깐 '구글 앱'···"이제는 커미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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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수난 : 기획] 깔만큼 다 깐 '구글 앱'···"이제는 커미션으로"
대체 "앱 장터'가 뭐길래···
깔만큼 깔았으니 "이젠, 커미션 달라"
자체 해결 모색 '꿈틀'···네이버·카카오는 퇴출?
비난 여론에 '구글코리아, 존 리 사장' 도피?
  • 유성원 기자
  • 승인 2020.11.26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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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투데이 서울=유성원 기자] 구글이 국내에서 내년 1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던 신규 애플리케이션(앱)에 대한 결제 수수료 30%인 이른바 '구글 통행세' 부과 방침을 연기하기로 했다. 앞서 구글은 지난 9월 모바일 게임에만 적용하던 구글플레이 인앱 결제 의무화와 수수료 30% 부과를 모든 디지털 콘텐츠에 적용한다고 전환, 발표했다.

그러면서 줄곧 중소 앱 개발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소비자에게 피해를 끼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 오자 구글이 한발짝 물러난 이유를 공공투데이가 26일 집중 해부했다.

  대체 '앱 장터'가 뭐길래...

일단 내년 9월로 미룬 것과 관련 "한국 앱 개발자들이 관련 정책을 시스템에 적용 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준 것"이라는게 구글 측의 답변이다. 하지만 이는 구글의 입장이지 속내는 따로 있다. 

애플과 상당한 개연성이 있는 '구글 통행세'를 들여다 보기에 앞서, 우선 애플 앱스토어부터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미국 상장기업 사상 첫 시가총액 1조달러를 돌파한 애플의 전체 매출에서 앱스토어 서비스 매출 수수료만 14%에 달한다.

지난 1998년 1분기에서, 준비 기간을 거쳐 같은해 11월 11일 한국지사인 '애플코리아'를 본격 설립 했고 지금까지 온라인 스토어를 운영하면서 각종 제품을 팔았고 홍보를 먼저 시작했다. 이후 2003년에서 2005년까지 한국의 포털사이트 네이버, 다음과 같은 고객센터를 두지 않는 구글코리아 진출을 선언했고, 이듬해 2006년 본격 인앱 결재 시스템을 운영했다. 이 때만해도 앱 스토어 상용화는 한국에서는 낯설기만 했다.

인앱 결제 시스템이란 애플·구글 등 앱 개발사가 디지털 콘텐츠를 판매할 때 이들이 만든 결제 시스템을 거치도록 한 것을 말한다. 이 경우 결제액의 일부 수수료를 해당 개발사에 지급해야 한다.

2010년까지 한국에서의 인앱 성장은 더디기만 했다. 당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이른바 '쇼핑·배달 앱' 보다는 인터넷 온라인 쇼핑몰을 주로 이용해 구매 했고, 음식 배달 주문도 전화주문과 전단지에 의존했던 시기였다. 이 해 초기에 점차 전단지의 양이 줄고, 대신 배달 업체들의 목록이 뜨는 앱이 점차 깔려 나가면서 전단지 역할을 대신하고 있었다.

그런 뒤 '더도, 덜도' 아닌 상황에서 그럭저럭 평균 소비는 이뤄졌다. 2014년 기준, 많은 스타트업이 생겨나면서 이 시기에 가장 많은 투자가 이뤄진 분야가 헬스케어도, 핀테크도 아닌 배달 분야였다. 한국의 배달 민족의 특징을 잘 살려 관심과 돈이 몰리는 곳은 배달 앱 뿐이였다. 이 때부터 순식간에 애플·구글 앱은 소비자의 PC와 핸드폰 바탕 화면에 줄줄이 깔렸다.

올해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고 음식·카페·의류·가구 등 생활용품 홈리빙 앱의 소비자와 사용자의 연결고리를 해준 앱 개발사들이 급격히 증가하는 동시, 애플과 구글 앱의 발달도 함께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깔만큼 깔았으니 "이젠, 커미션 달라"

이와 관련, 애플과 구글은 "(앱 장터로 구매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어 줬으니 커미션을 주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지금까지 이 두 회사는 모바일 게임에만 국한돼 적용해 왔었지만 내년부터 모든 디지털콘텐츠에 수수료 정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이에 국내 앱 개발자들과 스타트업들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지나친 수수료를 받는 것은 갑질 횡포"라고 극도로 반발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선 지금까지 멋모르고 설치해 운영해 왔는데 이제야 알고보니 "이게 처음부터 사전 계획 됐다는 전략에 말려든 것"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런 예견된 일을 아무도 눈치 채지 못했던 것이다. 구글은 처음부터 계획 했던대로 앱 장터 개방을 강력한 무기로 들고 나왔다. 사용자들의 '갑질 횡포'라는 비판에 대해 구글 측은 경쟁 앱 장터도 전면 허용하고 있다" 면서 "이는 구글 플레이스토어가 인기 있는 것은 뛰어난 서비스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애플과 구글은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배달·상품 앱 개발·이용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이들의 횡포도 갈수록 격해졌다. 이로 인해 두 회사는 높은 수수료 정책에 대한 사용자 등의 항의와 비판에 곤혼을 치렸다. 소비자들에게도 그 피해는 고스란히 전가 될수 밖에 없는 문제가 컸다. 즉 앱 사용자들은 수수료 부담을 상품에 올려 받을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가격이 상승 됨에 따라 매출 부담도 심해질 것으로 이들은 우려하고 있다.

결국 지난 18일 애플은 이같은 정책을 먼저 내놨는데, 연 수익금 100만달라(한화 11억원) 내에서 사용중인 중소 규모의 앱 개발사들에 한해 내년부터 수수료를 30%에서 15% 인하했다. 구글 역시 애플의 이같은 수수료 인하 정책에 따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애플 수수료 인하에 따른 생색내기용이라는 비판과 함께 전기통신사업법 처리 지연 전략이라는 분석도 제기 됐다.

국회에서도 구글의 강제 정책에 대해 보고만 있지는 않았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 쟁점으로 부상했고 앱 마켓 특정 사업자가 결제와 관련 수수료를 함부로 강제하지 못하도록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 하는 등 뒤늦게 규제 추진이 활발해진 분위기다. 이런 돌아가는 국내 사정을 잘 알고 있는 구글도 이를 모를리가 없다. 이를 의식한 구글은 향후 국회에서 법안까지 다뤄질 것을 예상하고 내년 9월 말로 '구글 통행세' 적용 시기를 미룬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자체 해결 모색 '꿈틀'...네이버·카카오는 퇴출?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최대 양대 포털사이트인 네이버, 카카오 등은 구글 인앱을 거치지 않는 스마트폰용 스포트웨어(앱)를 개발헤 인앱 결재 시스템을 따르지 않고 음악·동영상·웹툰·게임 등 디지털 콘텐츠를 다이렉트로 판매하는 형태를 취해 이를 해결했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구글도 네이버·카카오를 압박하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당장 내년 9월 말부터 적용 하겠다는 인앱 결제액의 30%에 해당하는 '구글 통행세'를 피하기 위해 국내 네이버·카카오 등 일부 앱 개발사들은 자체 결제 시스템을 통해 디지털 콘텐츠를 구매할수 있도록 돌리고 있는데 이를 '백도어(뒷문)'라고 업계에선 일컫는다.

이에 구글은 반기를 들고 국내 '백도어' 시스템을 적용한 네이버·카카오를 앱 장터(플레이스토어)에서 퇴출 시키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구글에 '무임승차' 하려는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개발사들에게도 이같은 정책을 1년 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적용할 것이라는 소리가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존 리 구글코리아 사장
존 리 구글코리아 사장

해외 굵지의 기업인 넷플릭스와 스포티파 기업들 마저도 꿈틀거리고 있다. 부담가는 높은 수수료인만큼 지불 방법을 변경해 아이튠스나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통하지 않고 직접 자사의 웹사이트로 전환하는 '탈(脫) 애플·구글' 패턴으로 탈바꿈 하고 있다. 현지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지난 21일 "넷플릭스가 애플 아이튠스를 통한 지불 방식을 우회하는 테스트를 진행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넷플릭스 모바일 버전 웹에서 직접 지불 정보를 등록하게 하겠다는 것인데 국내 네이버·카카오와 같은 형태로 방향을 틀고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애플·구글에서도 가만있지 않고 어떤 방법으로든 제지를 취할 것으로 예고하고 있다.

애플 아이튠스 스토어에서 가장 많은 수수료를 내는 앱 가운데 한 곳인 넷플릭스가 만일, 이번 테스트에서 성공할 경우 애플은 상당한 매출 타격이 불가피해 질 전망이다. 일부 게임업체들은 애플과 구글의 높은 수수료에, 아예 유통 플랫폼을 변경하고 있다. 미국의 유명 게임업체인 에픽게임즈가 전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둔 히트친 '포트나이트' 게임 안드로이드 버전을 구글 플레이스토어 대신 자사 홈페이지에서 직접 다운로드 될수 있도록 했고 삼성전자와 제휴를 맺고 갤럭시 노트9에 직접 이 게임을 깐 모바일 버전을 탑재 해 나름대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그만큼 수수료가 차지하는 자사 매출에 대한 부담감이 크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는 대목이다.

  비난 여론에 '구글코리아, 존 리 사장' 도피?

당초 2달후인 2020년 1월 시행하려 했던 구글이 같은해 9월로 연기하면서 한발짝 물러난 상황이지만 비판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런 상황이 벌어질 경우, 직접적 타격이 예상 되는 국내 IT 업계와 스트업에 종사하는 중소 개발사들이 향후 구글의 수수료 상승에 따른 앱 사용 수수료 및 가격 상승도 예상되는만큼 애굳은 소비자만 피해 볼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이 회사의 '구글 통행세' 강요가 기정사실화 될 조짐을 보이자 이에 따른 부당함을 공정거래위원회에 구글을 신고하겠다고 압박 강도를 높이며 국내 개발사들과 본격 힘겨루기가 시작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전날(24일) 존 리 구글코리아 사장이 이르면 내년 초께 싱가포르 아시아퍼시픽 지역 본부 오피스로 자리를 옮길 것이라는 매일경제 보도가 나왔다. 존 리 사장은 지난 2010년부터 영국 유통업체 테스코에서 중국 시장의 마케팅과 사업 운영을 총괄했고, 말레이시아에서 전자상거래 사업을 구축하는 일을 맡았다. 또한 2005년부터 2010년까지 5년간 영국 생활용품업체인 레킷벤키저(Reckitt Benckiser)의 한국 지사장을 맡았다.

존 리 구글코리아 사장의 갑작스런 부임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최근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구글 인앱 결재 수수료(30%) 인상에 대한 논란이 붉어 지면서 이에 따른 비판과 책임 제기가 높아질 것을 우려한 일종의 '부임형 도피가 아니냐"는 의혹 제기와 함께 본사에 또한 상당한 부담이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제는 "깔만한 사람은 다 깔았다"는 앱 포화 시점에 도달했다고 판단한 애플·구글의 신규 가입자를 끌어들이는 것 보다는 사용 수수료를 새로 만들거나 높여, 지불하게 하는 방식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게 본지의 분석 결론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구글 이탈사' 문제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구글의 수난' 시대가 시작되고 있다는 시사점을 본지 기획보도에서 던져주고 있다.
/유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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