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투데이 서울=송승호 기자]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21일 지난 7월 백마고지에서 발굴된 유해의 신원을 고(故) 편귀만 하사로 확인했다.

지난 7월 27일 국유단과 비무장지대 유해발굴을 시행 중인 육군 5사단 장병들의 노력으로 발굴된 6·25전사자의 유해가 1952년 27세 나이로 전쟁에 참전한 고(故) 편귀만 하사로 확인됐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이로써 2000년 유해발굴사업이 시작된 이후 200명의 6·25전사자 신원이 확인되었고, 백마고지에서 발굴된 3명의 전사자 유해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고인은 국군 9사단 30연대 소속으로 백마고지 전투(1952년 10월 6일~15일)에 참전했다.

백마고지 전투는 강원도 철원 일대 백마고지를 확보하기 위해 국군 9사단이 중공군과 7차례나 고지의 주인이 바뀔 정도로 6·25전쟁에서 가장 치열하게 전개되었던 전투로써, 9사단은 12차례 공방전 끝에 백마고지를 확보하는데 성공하였지만 고인은 이 전투에서 장렬히 전사했다.

이번 신원확인은 고인의 성명이 각인된 만년필이 함께 발굴되면서 신속하게 이루어졌다.

고인의 유해는 최초 5사단 유해발굴 TF 강훈구 중사가 경사면에서 작은 뼛조각을 극적으로 발견해 대대적인 발굴이 시작되었고, 경사면 아래쪽을 노출하자 개인호에서 머리와 가슴을 앞으로 숙인 채 다리를 구부려 앉아 있는 모습으로 발굴됐다.

특히 철모, M1 소총 등 91점의 유품이 발굴됐으며 함께 발굴된 만년필에서 편귀만 하사의 성명이 각인된 것이 식별되어 유해의 신원이 특정되었고, 2006년부터 4차례에 걸쳐 시료를 제공한 유가족과 유해의 유전자 정보를 대조한 결과 가족관계가 확인됐다.

고인은 전남 나주에서 5남 3녀 중 넷째로 태어났다. 고향에서 부모님과 함께 농사를 지으며 생계를 이어가던 고인은 1948년에 결혼해 슬하에 1남 1녀를 두었다.

고인은 아내의 태중에 막내딸이 자라고 있었지만 1952년 6월 입대해 제주도에서 훈련을 받은 후 9사단에 배치되었고, 끝내 막내딸의 출생은 보지 못한 채 백마고지에서 전사했다.

고인의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오산시 보훈회관에서 치러진다.

고 편귀만 하사 신원이 확인됐다는 소식에 딸 편성숙 씨는 "간절히 찾았는데 살아서 돌아오시는 기분이다"라며 "자식으로서 할 도리를 다한 것 같아 마음이 벅차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딸 편성숙 씨는 그동안 고인의 유해를 찾으려 노력했으며,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현충원 묘비를 하나하나 확인하고 특히 유해발굴사업을 통해 유해를 찾고자 2006년에 숙부(고인의 남동생)를 설득해 유가족 유전자 시료를 처음 채취했으며, 시료 채취를 많이 하면 신원확인이 수월할 것이라는 마음에 한 번이라도 더 시료를 채취해달라며 현충원을 방문하기도 했다는 것.

고 편귀만 하사의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오는 22일 경기도 오산의 보훈회관에서 고인의 참전 과정과 유해발굴 경과를 설명하고 ‘호국의 얼 함’을 유가족 대표에게 전달하는 등의 순서로 진행될 예정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6·25전쟁에 참전했으나 생사를 확인하지 못한 친인척이 있으시면 국유단으로 연락 주시거나 보건소, 보훈병원, 군병원 등에서 실시하는 유전자 시료채취에 적극적인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더불어, 유전자 시료 채취를 희망하고 있지만 거동 불편, 생계 등으로 직접방문이 어려우신 유가족에 대해서는 국유단에서 직접 찾아뵙고 유전자 시료를 채취한다.

/송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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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호 기자 seungho5491@gmail.com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