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 광주 5층건물 붕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

2021-06-10     이재현 기자

[공공투데이 광주=이재현 기자] 광주 재개발 현장에서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무너져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 당시 현장에 관리·감독을 전담한 감리업체 직원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은 10일 오전 광주시청 5층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고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리며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희생자와 유가족에 사죄했다.

정몽규

붕괴 사고가 발생한 학동4구역 시공사는 HDC현대산업개발, 철거공사는 한솔기업이 맡았다.

사고 당시 현장에서 위험징후를 감지한 철거업체 관계자들은 모두 대피했고, 감리업체 역시 상주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나 명백한 '인재'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권순호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는 "감리업체는 '비상주감리'로 계약이 돼 있어 당시 현장에는 상주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된다"며 "상주냐, 비상주냐에 대한 문제는 철거계획서에 따라 공사가 이뤄진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어느 때 있어야 하고, 어느 때 없어야 하는지는 계약서를 봐야 하겠으나 현재까지 파악한 바로는 감독기관인 감리업체에 현장에 있으라 말라 할 권한은 (우리가) 갖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건축 감리는 비상주감리와 상주감리로 나뉘는데 감리자가 상주하지 않는 비상주 감리는 공사 중 주요 공정 때만 현장에서 감리를 진행하고 평소에는 현장에 상주하지 않는다.

이번 철거공사에서 하청에 재하청을 주는 재하도급 의혹과 관련해서는 "계약상 문제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 대표는 "철거공사 재하도급에 관해서는 한솔기업과 계약 외에는 재하도급을 준 적이 없다. 법에 위배가 되기도 하고 재하도급 건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대피한 작업자들이 안전 조치를 취했느냐는 질문에는 "사람이 배치돼 있었는지, 적정하게 대피에 대한 신호를 줬는지는 공사 관계자들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며 "조사를 통해 사실관계가 밝혀질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잘했다, 잘못했다보다는 진상규명에 대한 부분은 관계기관에 맡기고 저희는 유가족 지원 등 사고수습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진상규명에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 오후 4시22분쯤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지역에서 발생한 건물 붕괴사고로 인근 버스승강장에 정차해 있던 시내버스 승객 중 9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