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추석날, 공원묘지의 '허술한 방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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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추석날, 공원묘지의 '허술한 방역'
공원 입구 '발열체크, 마스크 등' 점검 하지 않아
/ 공원 내 코로나19 관리 점검도 '나몰라라'
/ 준비해온 음식 나눠먹기도
/ 가족간 밀집해 마스크 착용하지 않고 얘기
  • 강문정 기자
  • 승인 2020.10.01 12: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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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투데이 전북정읍=강문정 기자] 가족과 함께 성묘를 지내기 위해 이번 추석에는 고향에 내려가지 않기로 한 이른바 '귀포족'들이 많았다. 많은 인파가 몰리는 기차역과 버스정류장으로 나가는 것부터 친인척간 삼삼오오 모여 음식을 나눠먹고 수다떠는 행동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방역 수칙에 어긋나는 행동이 될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귀성길에 오르지 못한 대신 영상통화로 안부를 묻거나 비대면 성묘로 대처하는 등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노력을 가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지난 28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추석 연휴 특별방역기간으로 정한 정부는 이 기간 동안 코로나19 확산 방지 가능성이 높을 것을 우려해 고향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지속적 요청을 했다.

정세균 총리는 지난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추석 연휴 특별방역과 관련해 긴급 대국민 담화문까지 발표하며 이번 추석 고향 방문 자제를 거듭 당부하며 방역대책에 공을 들였다.

정 총리는“예년 같으면 가족·친지를 만날 생각에 마음 설렐 이즈음에 재난안전과 관련하여 불편한 말씀을 드리게 되어 송구스런 마음”이라며 “이번 추석은 부모님과 어르신의 안전을 위해 고향방문을 자제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어 “전쟁에 준하는 사태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올해만큼은 부모님을 찾아뵙지 못하는 게 불효가 아니고 오히려 효도하는 길”이라고 당부했다.

정부의 이런 요청에도 추석 당일인 1일 성묘길 행렬로 전국 고속도로 곳곳이 혼잡해 지고 있고 인파가 몰리고 있는 양상이다. 귀성·귀경 행렬까지 겹치며 늦은 밤까지 양방향 모두 정체가 예상될 것으로 보인다.

도로공사측은 이번 추석연휴 고속도로 이용차량이 10% 정도 줄거라고 예상했다. 이 수치는 차량 10대 중 1대만 운행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그리 통행량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도로공사는 이날 공공투데이와 전화통화에서 "추석 당일 가장 많은 교통량이 예상된다"며 "성묘, 친지 방문 등 귀성과 귀경이 혼재해 오전부터 늦은 밤까지 양방향이 혼잡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6시께 시작된 지방 방향 정체는 오후 1~2시 사이 절정을 이룬 뒤, 오후 9~10시께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고속도로 이용차량에 대해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감안해 이번 고향을 찾는 연휴에는 통행료를 면제하지 않고 징수했다.

그나마 코로나19 감염 확률이 낮은 자가용을 이용한 많은 귀성객들은 성묘를 찾아 공원묘지로, 보고싶은 부모를 찾아 작은 시골마을로 파고 들었다. 이날 본지 기자는 전북 정읍시 입암면에 위치한 한 '시'에서 윤영하는 공원묘지를 방문, 취재했다.

전북 정읍시 입암면의 한 '시'에서 운영하는 공원묘지 정문에 들어서기 전 100M 입구쪽에 '코로나19 방역수직' 플랜카드가 걸려있다./사진=박승진 기자
전북 정읍시 입암면의 한 '시'에서 운영하는 공원묘지 정문에 들어서기 전 100M 입구쪽에 '코로나19 방역수직' 플랜카드가 걸려있다./사진=박승진 기자

우선 공원묘지 입구에서는 '코로나19 개인방역기본수칙을 꼭 지켜주세요' 라는 플랜카드와 함께 마스크를 착용한 10여명의 주차통제 인원들이 양쪽 길목을 지키며 차량을 통제하고 있었다.

기자가 차를 타고 입구로 들어서자 '마스크 착용 여부'. '발열체크' 등을 점검하지 않고 공원묘지로 쉽게 들어설수 있었다.

공원묘지 정문에는 10여명의 충분한 관리인원에도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발열체크, 마스트 착용 등에 대한 점검은 하지 않았다./사진=박승진 기자
공원묘지 정문에는 10여명의 충분한 관리 인원에도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발열체크, 마스트 착용' 등에 대한 점검은 전혀 하지 않았다./사진=박승진 기자

예상대로 허술한 방역조치로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을 높였다. 방문객들은 전국 곳곳에서 왔고 한 성묘에 몰린 가족은 적게는 4명에서 많게는 10여명이 몰렸다. 이들은 2M 거리두기를 하지 않은채 서로 담소를 나눴고 어깨를 스쳐가며 준비해 온 음식과 돚자리를 깔고 있었다.

공원을 찾은 성묘객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해 방역수칙을 잘 준수하고 있었지만 몇몇 젊은 성묘객들은 턱에 내려쓰는 이른바 '턱스크 족' 들이 많아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가 심각했다. 이를 저지하거나 순찰을 도는 공원 관계자도 없었다.

문제는 이 마을에 거주하는 대부분의 주민이 60-80대 고령층이라는 점이고 이들은 겉으론 말짱한 코로나19 무증상자 일수도 있고, 또한 감염 확률을 높일수 있는 타지에서 몰린 성묘객들이라는 점에서 불안감을 키웠다.

공원묘지 대부분의 성묘객들은 준비해온 음식으로 차례를 지내거나 함께 나눠 먹었다./사진=박승진 기자
공원묘지 대부분의 성묘객들은 준비해온 음식으로 차례를 지내거나 함께 나눠 먹었다./사진=박승진 기자

이 마을에 거주하는 70대 할머니 이 모씨를 본지 기자가 이날 만나봤다.

이 씨는 "우리 마을은 코로나19 감염이 없는 청정지역이다" 면서 "우리 마을은 대부분 노인들이 살고 있어 코로나19 감염에 조심해야 한다" 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공원묘지를 방문하는 성묘객들이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고 그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도 몰라 마을사람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고 말해, 성묘객들에 대한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불안을 우려하고 있었다.

공원묘지측에서는 성묘객들이 밀집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도 전혀 코로나19 방역수칙에 대한 관리와 점검을 하지 않고 있었다./사진=박승진 기자

이 공원묘지 관계자는 "왜 발열체크와 마스크 착용 점검" 을 하지 않고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부분 차로 이용을 하고 있고 성묘객들이 가깝게 붙지 않고 있다" 고 말했다.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공원묘지를 둘러 봤을때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거나 밀집해 있는 가족들이 대부분이고 공용화장실도 인파가 몰려 코로나19 감염 확산 위험은 매우 높았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다시 공원 관계자에게 "제가 볼때는 마스크를 벗고 있거나 가족들이 10여명 넘게 밀집해 붙어 있었고 음식도 서로 나눠 먹는 분위긴데 사실과 다르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 관계자는 "그런것들은 잘 모른다. 우리는 주차 관리만 했을뿐 코로나 방역조치는 '시'에게 물어 봐라" 고 잘라 말했다.

그런데 주차 통제 인원만 용역업체에서 보강 됐을 뿐 '시'(보건당국)에서 나와 코로나19 방역 대책은 '나몰라라' 신경쓰지 않고 있었고 이 마을주민들은 안전을 위협받고 있었다.

추석 당일인 이날 공원묘지 상당수가 문을 열었고 예상보다 적지 않은 인파가 몰리면서 추석 연휴 동안 코로나19 감염 확산 우려가 심각했다. 이 때문에 공원묘지를 찾는 인근 마을 주민들 상당수가 불안에 떨며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걱정하고 있다.

특히 이곳 공원묘지에는 음식 섭취 등이 허용되었고 성묘객들은 차례와 음식을 나눠먹으며 방역조치 이행이 전혀 되지 않고 있었다. 반면 음식섭취를 스스로 금지하기 위해 차례 대신 작은 꽃을 선물하는 것으로 예를 갖춘 성묘객도 있었다.

추석 연휴 첫날인 전날(30일) 전국 고속도로와 주요 기차역, 버스·여객선 터미널에는 생각 보다 많은 귀성객이 몰렸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정부가 이동 자제를 수차례 강조한 만큼 귀성행렬은 예년보다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날 명절 연휴를 즐기기 위해 주요 관광지로 향하는 시민 발걸음도 적지 않았다.
/강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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