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술래] 구례군 '수해 주민'···참다 못해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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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술래] 구례군 '수해 주민'···참다 못해 "뿔났다"
조사도, 보상도 그대로 멈춘 피해마을
결국 "정부가 움직였다."
  • 강문정 기자
  • 승인 2020.11.25 1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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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투데이 지역 탐사기획 [공공술래]는 원래 '강강술래'에서 따온 유래어로, '공공단체를 순회하다' 는 뜻으로 순화시켜, 서울 경기 수도권을 비롯해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벌어진 이슈를 담아 언제 어디서든 대중들에게 공공뉴스로 전달하고 있다.

[공공투데이 구례=강문정 기자] 구례 군민들이 뿔났다. 참다 못한 피해 주민들은 한손에 '조사·보상' 항의 피켓을 쥐고 국회로 금방이라도 쫓아가 농성을 벌일 태세가 감지 되고 있다. 지난 8월 전남 구례군 양정마을 전체가 물에 잠겨 수해 피해를 입었는데도, 석달이 지난 지금까지 사고 원인 파악 조차 나서지 않고 있어 참다 못한 주민들이 화가 잔뜩 난 것이다.

  조사도, 보상도 멈춘 양정마을 '한숨만'

앞서 심진강 유역 축산마을로 꽤 정평이 난 구례군 양정마을에 지난 8월 5일에서 9일 사이 엄청난 폭우가 쏟아지며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겼다. 당시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축사 40여 동이 무너졌고 소 1천6백마리 가운데 절반 가량이 폐사 하거나 유실 되는 큰 피해를 입었다.

지난 7일과 8일 '500㎜ 물 폭탄'과 섬진강 제방 붕괴 사고로 마치 폭격을 맞은 듯 전쟁터를 방불케한 이 곳 양정마을. 소는 소대로 어딘가로 떠내려 갔고 도로를 휩쓴 흙탕물에 뒤짚어쓴 논밭, 갑작스런 물폭탄에 피할길 조차 없이 그대로 침수되버린 자동차, 도로 이곳저곳 마을 집안에서 떠밀려 내려온 쓰레기 더미를 보면, 그야말로 가슴이 시커멓게 타들어 갔다.

섬진강 제방이 붕괴 되면서 침수된 전남 구례군 양정마을과 인접한 침수된 마을./사진=박승진 사진기자
섬진강 제방이 붕괴 되면서 침수된 전남 구례군 양정마을과 인접한 침수된 마을./사진=박승진 사진기자

비단 물난리는 소 만 삼킨 것이 아닌 사람과 마을 전체를 앗아 갔다. 가슴팍을 치면서 "억장이 무너진다"는 이 곳 주민들은 통째로 잠긴 물난리에 집과 논밭 등 터전을 잃고 그저 막막하기만 했다.

당시 구례군 5일장 상인회사무실을 찾은 조명래 장관도, 더블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도 같은달 시기에 침수 지역민과 구례군 시장 상인들을 만나, 섬진강 댐관리 조사위원회를 통해 한 점 의혹도 없이 철저하게 조사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정부와 정치권이 한목소리로 수해와 관련한 원인조사와 동시 지원 보상안 등을 마련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었다.

  참다 못한 피해주민들 "뿔났다"

하지만 석달이 지난 여태 아무런 미동도 없어 결국 참지 못한 주민들이 폭발했다. 이 지역의 주민은 시민단체와 가세해 정부가 석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무런 대책과 보상을 하지 않고 있고 심지어는 원인조사 조차도 하지 않고 있다고 정부를 겨냥해 잘타했다.

특히 당시 이 마을 침수사태와 관련 '푸른곡성21실천연합' 박정수 회장은, "이번 섬진강 범람은, 명백한 인재'라며 "환경부는 수자원공사의 물관리 실태를 철저히 조사하고 재발방치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마을 주민들 역시 댐 방류로 인한 섬진강 침수 피해지역에 대해 수자원공사 물관리 부실 책임이라고 단정 짓고 이번 수해는 '재해'가 아닌 명백한 '인재'라며 국회와 감사원을 차례로 항의 방문 하기로 했다.

논란이 커질 것을 우려해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여러명의 고위 공직자들이 수두룩 하게 현장을 다녀갔고 이에 대한 보상이 금방이라도 이뤄질 듯 하는 분위기가 연출 됐지만 결국 지금까지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정치적 쇼맨십' 이었고 정부의 여론에 뭇매를 맞을 것을 우려한 단지 "방문 쇼"에 그쳤을 뿐이었고 그때 받았던 명함만 한주먹이라고 피해 주민들은 비하 했다.

아직도, 이 곳은 당시 폭우가 휩쓸면서 침수된 집과 무너진 도로와 축사 등 피해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이런 상황도 억울한데 다, 정부가 수해 원인과 피해 조사도 나설 기미가 없다고 대책위는 날을 세웠다.

구례군 섬진강 수해참사 김봉용 비대위원장은 "섬진강 수해 참사가 난 지 지금 100일이 훌쩍 넘었다."며 "수해 원인에 대한 조사 자체도 하고 있지 못한 상태"라고 분노를 표출했다. 이런 무책임한 정부와 국회에 따지기 위해 조만간 피켓 들고 청와대와 국회로 달려가 농성을 벌일 각오다.

  결국 "정부가 움직였다."

결국 이들의 성토와 여론이 힘을 실으면서 정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전날(23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전남 구례와 전북 남원 성진강 일대를 방문해 복구 현황을 점검했다. 큰 틀에서는 정부 공공시설에 대한 원인 규명을, 작은 틀에서는 이로 인한 피해 조사를 폭넓게 조사해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다만 대책위는 이도 신뢰 할수 없는 만큼 보다 더 적극적인 촉구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섬진강 피해 주변 복구 상황은 지난 8월 8일 설계 용량 초과로 인해 제방이 무너진 상황을 일단 임시로 복구해 놓고 항구복구 계획을 수립 중이다. 아울러 이 피해마을을 포함해 올해 홍수를 계기로 하천의 설계목표 강화, 취약지점 맞춤형 대책, 주요 지방하천의 국가하천 승격을 통한 국가 직접 관리 등 다양한 대책을 정부는 수립하고 있다.

김현미 장관은 "기후변화에 따라 올해와 같은 극한 강우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할 우려가 있는 만큼, 단순한 복구가 아닌 미래 위험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목표로 복구계획을 수립해 달라"고 당부한 상태다.
/강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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