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정의당, '성추행' 김종철 "당 대표 직위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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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정의당, '성추행' 김종철 "당 대표 직위해제"
정혜영 "책임지는 인간다움의 가장 중요한 척도"
여 '"무관용 원칙" vs 야 "매우 적절'
  • 강문정 기자
  • 승인 2021.01.25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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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투데이 서울=강문정 기자] 정의당이 25일 같은당 장혜영 국회의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김종철 전 대표를 직위 해제했다.

앞서 이날 오전 김 전 대표는 "지난 1월 15일 저녁, 저는 피해자인 장혜영 의원과 저녁 약속 자리를 가졌다"라며 "식사 자리를 마치고 나와 차량을 대기하던 중, 저는 피해자가 원치 않고 전혀 동의도 없는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행했다"고 인정한 입장문을 공식적으로 냈다.

특히 김 대표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행위였고 피해자는 큰 상처를 받았다"며 "정의당 대표단 및 당기위원회에 저에 대한 엄중한 징계를 요청한다"고 당 내 징계를 자처했다. 이는 정 의원이 김 전 대표에게 미리 인정하고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는 공개적 책임을 지면 고소 하지 않을 것이란 '물밑 합의'가 사전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같은날 거의 같은 시점에 정 의원도 김 전 대표의 성추행 사실에 대한 입장문을 냈다. 특히 김 전 대표를 가해자로 칭한 정 의원은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사죄하며 저를 인간으로 존중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는 입장문에서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 대목이다.

이에 정 의원은 "모든 인간에게는 자신의 잘못을 직면하고 책임지는 도덕적인 능력이 있다"면서 "(김 전 대표가) 책임지는 태도는 인간다움의 가장 중요한 척도"라면서 "잘못을 저지른 이후,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적극적으로 책임을 지는 태도는 앞으로 모든 가해자들이 가져야 하는 기본적인 태도"라고 꼬집었다.

정의당 젠더인권본부 배복주 본부장이 25일 국회에서 김종철 전 정의당 대표 성추행 사건과 관련 브리핑 하고 있는 모습. /사진=kbs 뉴스
정의당 젠더인권본부 배복주 본부장이 25일 국회에서 김종철 전 정의당 대표 성추행 사건과 관련 브리핑 하고 있는 모습. /사진=kbs 뉴스

이날 정의당 수뇌부들은 두 사람의 입장을 정리해 같은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다. 정의당은 가해자인 김 전 대표가 "모든 사실을 인정했다"면서 당 대표 회의를 거쳐 성추행 사건의 심각성을 고려해 무겁고 엄중한 논의를 거쳐 신속한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앞서 정의당은 '미투' 등 성폭력 문제에 대한 대책마련과 예방을 위해 여성 단체와 함께 리드해 왔던 당내 이미지가 실추 될 것을 우려해 논란 확산을 일찌감치 잠재웠을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김 전 대표가 성추행 행위를 인정하고 공개적 사과를 하고 있는 만큼 정 의원은 형사 고소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로써 정의당은 김 전 대표에 대해 당 징계 절차인 중앙당규위원회에 제소 결정을 내리고 당규에 따라 직위해제 했다. 이에 따라 정치권과 언론은 두 사람의 성추행 사건이 발생한 경위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됐다.

이에 정의당 젠더인권본부 배복주 본부장은 "김 대표가 지난 15일 저녁 여의도에서 당 소속 장혜영 의원과 면담을 위해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과정에서 성추행을 한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배 부대표에 따르면 당시 여의도에서 당 소속 국회의원인 장 의원과 당무상 면담을 위해 식사자리를 가졌다. 면담은 순조롭게 진행 되었으나, 면담 종료 후 나오는 길에서 김 대표가 장 의원에게 성추행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김 전 대표도 모든 사실을 시인했다.

이어 배 부대표는 "지난 일주일간 비공개로 가해자와 피해자 면담을 통해 조사를 진행했다"면서 "다툼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성추행 사건"이라는게 당 내 판단이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의당은 앞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그동안 성평등 실현을 위해 앞장서 왔던 정당 대표의 성추행 사건으로 당원들과 국민들에 치명적인 상처를 남겼다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정의당은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대신 고개를 숙였다.  앞서 정의당 김종철 전 대표도 정 의원을 성추행한 사실을 인정하고 공개 사과했다.

  여 '"무관용 원칙" vs 야 "매우 적절'

두 사람으로 인해 정치권이 시끄러워 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정의당은 무관용 원칙으로 조치를 취해야 하며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이날 "다른 누구도 아닌 공당의 대표가 저지른 성추행 사건이다. 충격을 넘어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라며 ""지금까지 정의당의 모습에 비춰 이번 사건으로 인한 국민의 충격은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 앞으로의 파장은 더욱 클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오신환 전 국민의힘 의원은 "정의당이 더불어민주당 보다 건강하다"고 옹호하는 발언을 자신의 SNS에 남겼다.

오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정의당이 당내 성추행 혐의로 김종철 대표를 직위해제하는 결단을 내렸다"며 "가해자는 당 대표고 피해자는 국회의원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당이 겪게 될 혼란과 후폭풍이 작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정의당은 원칙을 택했다"고 말했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도 같은날 페이스북에 "김종철 대표의 사퇴 소식, 큰 충격"이라며 "전임 서울시장 성추행에 이어 이번에는 정의당 대표란 말인가. 참담하다"는 글을 올리며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이어 "피해자가 받았을 상처가 걱정됨과 동시에 국민들께서도 얼마나 실망이 컸을까 우려된다"며 "민주당이 전혀 민주적이지 않고, 정의당마저 정의와 멀어지는 모습에 국민의 마음은 더욱 쓰라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나 전 원내대표는 피해자를 대하는 민주당과 정의당의 태도가 전혀 달랐다는 점은 오 전 의원과 같은 입장이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을 대하는 정의당의 태도와 대응 과정만큼은 매우 적절했다고 생각한다"며 "당대표라는 신분에도 불구하고 즉각적이고 체계적인 조사를 피할 수 없었으며, 신속하게 엄중한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1970년 서울에서 태어난 김 전 대표는 중경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 재학 중 학생운동 조직인 ‘대장정’을 설립했다. 이후 1999년 국민승리21 권영길 대표 비서로 정계에 입문했다.

김 전 대표는 故 노회찬 전 의원과 윤소하 전 의원이 원내대표를 할 때 비서실장을 지냈다. 정의당 선임 대변인으로도 활동했다. 김 대표는 2번의 지방선거와 5번의 총선 및 재보궐선거에서 낙선했다.

정의당내 ‘민중민주(PD)’ 계열에 속한 그는 지난해 10월 배진교 후보를 꺾고 정의당 신임 당대표로 당선됐지만 '성추행 사건'을 일으키면서 불과 3개월만에 당 대표자리에서 물러났다.
/강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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