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분석] 서울시장 놓고 여야 후보간 '부동산 정책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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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분석] 서울시장 놓고 여야 후보간 '부동산 정책 충돌'
나경원 대 우상호 "첫 정책 충돌"
여권 '같은 주택, 다른 정책' 구도
야권 '재건축·재개발' 고수
박 "친문" 발언에 나·오 "발끈"
  • 유성원 기자
  • 승인 2021.01.30 1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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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투데이 서울=유성원 기자] 정부의 부동산 안정화 정책 실패에 따른 서울시 대책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예비 후보들 간 '정책 대결'도 후끈 달아 오르고 있는 분위기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사활이 걸릴만한 중요한 부동산 정책으로 꼽고 있다. 그만큼 각 후보간 정책 대결도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여야 '부동산 정책' 벌써부터 신경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를 결심한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이 지난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를 방문, 주민들과 만나 고충을 들기도 했는데, 여기서 나온 나 전 의원의 발언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우 의원이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함께 동행한 이 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 관계자는 “(준공)41년차로, 물을 틀면 수돗물을 2~3분간 빼내야 한다”는 말에 나 전 의원은 “2~3분 동안 녹물이 나온다는 거냐”고 반문했다. 

또한 아파트 외관을 나뭇가지와 손으로 곳곳에 금이간 콘코리트 파편과 마른 페인트 조각을 떨어뜨려 보면서 "사고 나기 직전"이라고 하자 나 전 의원은 "위험하니 그만하시라"고 만류하기도 했다.

아파트를 둘러본 이후 나 전 의원이 "오래된 은마 아파트 상황도 안타깝지만, 반지하에 사는 서민들을 위한 주거 정책이 먼저라고 생각한다"며 낙후 지역 중심의 재건축·재개발을 우선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 했다. 

여기다 민주당 정권에 민주당 서울시장은 재건축·재개발을 가로막는 '최악의 조합'이 아닐수 없다"면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신경을 먼저 건드렸고, 이후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의 정책 다툼으로 번졌다. 추가로 이 아파트의 용적률을 높이고 35층 제한도 풀겠다고 약속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서울시장 예비후보)./사진=뉴스1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서울시장 예비후보)./사진=뉴스1

다음날인 28일 두 예비후보는 본격 정책 대결로 치닫는 분위기로 전환됐다.

이날 우 의원은 재건축을 돕겠다고 밝힌 나 의원을 향해 "23억 아파트의 녹물은 안타까우면서 23만 반지하 서민의 눈물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인가”라고 저격 했다. 

우 의원은 자신의 SNS롤 통해 “문득 내가 다녀온 강북 반지하에 살고 계신 장애인 부부가 떠올랐다”면서 “볕도 잘 들지 않고 집안 곳곳에 곰팡이가 슬어 있었다"며 "나 후보는 23억 아파트의 녹물은 안타까우면서, 23만 반지하 서민의 눈물은 잘 눈에 들어오지 않는 걸까?”라고 의문을 제기한 질문을 던졌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시장 예비후보)./사진=뉴스1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시장 예비후보)./사진=뉴스1

사실 우 의원의 속내는 부동산 '집 값 상승' 요인을 부추길 우려에 대한 지적으로 해석된다. 현재 강남 은마아파트 32평형 시세는 23억 원에 달한다. 만약 용적률를 높이고 재건축 할 경우에는 예상 가격보다 2배 넘는 50억 원 정도로 '껑충' 뛸것이라는 그의 주장이 앞섰던 것이다.

이는 "서민은 평생 꿈도 꾸지 못할 가격의 아파트"이라면서 “오래된 은마아파트 상황도 안타깝지만 반지하에 사는 서민들을 위한 주거 정책이 먼저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한 것이란 지적이다.

그런데 갑자기 조은산 보수성향 블로거가 우 호보의 '반지하 서민'발언에 대해 "언뜻 들었을때는 멋진말이나 전형적인 80년대 진보주의자 허언일 뿐"이라며 "감성팔이"라고 나 전 의원을 옹호하며 치고 들어왔다. 

조 씨는 "강남 집값을 잡겠다고 나서 잡지도 못한 채, 처참한 풍선효과를 통해 전국의 집값이 폭등했다"며 "그에 따른 고통은 무주택 서민과 예비부부들, 청년들 몫으로 남았지만 사죄할 용의는 민주당에겐 없는 것으로 안다"고 싸잡아 비판했다. 

그러자 우 후보는 "번지수가 틀렸다"며 즉각 반격했다 우 의원은 "본질은 부동산 집값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며 "우리 사회 끝에서 냉혹한 현실을 견뎌내는 이들에게 더 관심을 갖자는 말"이라고 정리했다. 

이어 그는 "고시원에 사는 청년도, 반지하에 사는 장애인도, 아이 낳기를 주저하는 젊은 부부도, 내 집 장만하고 싶은 서민들도 새 아파트에 살게 해주고 싶다는 열망이 '선민사상이고 진보주의자의 허언'이란 말인가"라며 조 씨의 내용을 하나 둘 따져 물었다. 

우 후보는 "20여 년간 서대문 지역의 재개발 재건축을 도왔지만 새롭게 들어선 아파트를 뒤로하고 떠날 수밖에 없었던 원주민들과 눈물 젖은 송별회에서 고개를 떨구고 수없이 자책했다"며 "이 아픈 자책감으로 16만 호 공공주택 보급을 준비해 왔다"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두사람의 '정책 다툼'은 잠시 술렁 거렸다가 가라 앉기도 했다. 

  나경원 대 우상호 "첫 정책 충돌"

이처럼 '나경원 대 우상호'의 부동산 정책 대결이 먼저 충돌했다. 국민의힘에서 양대 강력한 서울시장 보궐선거 라이벌은 나경원‧오세훈 후보다. 이 둘은 "서울에서 자라고 서을에서 의정활동 했다" "제가 살던 서울보다는 더 좋은 서울을 우리 아이에게 물려주고 싶다"는 기치를 걸고 당내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 

나 의원은 전날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 비전스토리텔링PT를 통해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시정에 대해 "잘못된 도시 철학, 나쁜 부동산 정책"으로 규정했다. "벽화 하나 그려놓고, 나쁜 삶을 강요했다" "강남도 마찬가지이다. 녹슨 물을 먹으라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나 의원은 "이제 재개발‧재건축, 확 풀어드려야 한다"라며 "집을 사고 싶은 사람은 사고, 짓고 싶은 사람은 짓고 그리고 집을 팔고 싶은 사람은 팔 수 있게 해드려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이제 부동산으로 인한 세금 고통도 확 걷어 내드리겠다"라고 약속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서울시장 예비후보)./사진=뉴스1
오세훈 전 서울시장(서울시장 예비후보)./사진=뉴스1

반면 오 전 서울시장은 "제가 했던 일을 바탕으로 미래를 그리겠다"며 부동산 안정화 정책을 자신했다. 특히 그는 "제 주택 공약은 속도"라고 이같은 해법을 제시했다. 

그는 "몇십만 가구가 목표가 아니다. 앞으로 하나하나 그 구체적인 방법론을 말씀드리면서 다른 후보와 차별화 하겠다"라며 "일해 본 경험으로 어떻게 하면 빠른 속도로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지 분명하게 방법을 제시해 서울 시민께 희망을 드리겠다"고 말하고는 있지만 사실상 구체적인 대안은 나오지 않았다.

다만 "오세훈 서울시장의 그 등장 자체가 집값 안정으로 이어진다"라고 내세웠다. 영국의 고독부를 벤치마킹한 부서를 신설해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입체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을 약속했다. 지상철 구간의 '연트럴파크'화도 공약하기도 했다. 

  여 '같은 주택, 다른 정책' 구도

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우 의원과 경선에 맞설 같은당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주택난 해소를 위해 5년 만에 공공분양주택 30만호를 짓겠다고 했다. 이는 우 의원의 공약과도 비슷하면서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서로 다른 차이를 보였다. 

앞서 우 의원은 부동산 핵심 대안으로 공공주택 16만 호를 짓겠다고 했던 것에 14만 호를 더한 것과 별반 차이가 나지는 않았지만 둘 안에 대한 정책을 들여다 보면 서로 달랐다. 

우 의원은 "전체 주택의 8%에 불과한 공공주택 비율을 높여 집값 상승을 억누르겠다"는 청사진을 그렸고 박 전 장관도 "도로를 지하화해 생기는 땅으로 토지임대부 방식 등을 활용해 반값 아파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 차이를 보였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사진=뉴스1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사진=뉴스1

박 전 장관은 지난 27일 "시유지만 해도 상당히 많이 있다"며 "주택 가구의 배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가구 수는 얼마든지 조정이 가능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는 말로, 우 의원과는 다소 차이가 났다.

가만히 살펴보면 두 사람의 경선에서 승리할 '정책 대결'도 이 안에서 만큼은 조용히 이뤄지고 있었다. 

나 전 의원이 고수하고 있는 부동산 정책에 대한 서울시 강남 재건축·재개발 보다는 강북 낙후 지역만 부분적으로 규제를 풀겠다는 우 의원, 민간 재건축과 재개발을 존중해 부동산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강남 지역에도 이를 적용하겠다는 박 전 장관. 

다만 두 후보는 재건축·재개발을 고수하고 있는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핵심 공약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야권 '재건축·재개발' 고수

현재 국민의힘 후보들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비판하며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모두 풀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나 전 의원은 "분양가 상한제 폐지와 함께 주민들이 원하는 방식의 재건축을 하겠다"고 했고 또 용적률을 확대해 35층 층고 제한을 풀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다. 전날 "재개발 재건축 확 풀어드려야 한다. 집을 사고 싶은 사고 짓고 싶은 사람은 짓고 집을 팔고 싶은 사람은 팔 수 있게 해 드려야 한다"고 말한 이유가 이 때문이다. 

오 전 시장도 나 전 의원이 발표한 공약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재개발 재건축 확대를 강조하며, 용적률 규제 완화와 고도제한 폐지 등 서랍 속 규제를 풀어 공급을 늘리겠다는 공약을 던졌다. 앞서 17일 그는 "되도록 많은 분이 재개발·재건축에 활발히 뛰어들면서도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서울시장 예비후보),/사진=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서울시장 예비후보),/사진=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5년 간 주택 74만6000호 공급을 서울시장 후보 공약으로 제시했다. 일각에서 "무리한 정책"이라고 지적하고는 있지만 그는 유휴공간을 찾아내고 재개발과 재건축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공급 물량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안 대표는 앞서 지난 14일 "용적률을 최대한 완화해 줌으로써 정비사업을 통한 주거환경개선과 함께 총 30만 호 주택공급을 달성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보궐선거는 1년 남짓 임기의 서울시장을 뽑는 만큼 중장기적 비전보다 당장 관심이 가장 많은 '부동산 정책'에 표심이 좌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시민들은 부동산 정책이 서울시장 당선을 판가름 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각 후보들 간 책임론과 해법을 제시하며 공방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박 "친문" 발언에 나·오 "발끈"

한편 서울시장 보궐선거 '정책 정쟁'이 본격적으로 치닫게 되면서, 각 후보들간 말 한마디에 흡집내기로 깍아내리는 '네거티브 공격'이 본격 과열되고 있는 양상이다.  

박 전 장관이 지난 28일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문재인 대통령과 경희대 동문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제가 원조 친문"이라고 자처하자 곧바로 강력한 라이벌인 상대 후보 나 전 의원이 응수했다. 

앞서 지난 24일에도 문 대통령의 생일을 축하 하면서 "대한민국은 문재인 보유국"이라고 말해, 모두가 박 전 장관에 대해 '친문' 성향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만들어 지기도 했다. 

하지만 나 의원은 다음날(29일) 페이스북을 통해 “박영선 후보님, 이런 한심하고도 위험한 정권의 실체를 보고도 ‘원조 친문’이 하고 싶으시냐”며 “저 같으면 진짜 친문이라도 국민들 뵙기 부끄러워서 어디가서 친문 소리 못할 것 같다”고 비꼬았다.

또 같은당 오 전 시장도 페이스북에 “제대로 된 정책과 공약은 내놓지 못하면서 대통령과의 학연, 인연팔이로 친문 세력에 구애하는 모습은 같이 후보로 나선 제가 다 부끄러울 지경”이라며 “(박 전 장관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등과의 인연을 줄줄이 소환하며 친문 적자가 아니라는 콤플렉스를 만회하려는 모습이 참 안쓰럽기까지 하다”고 나 전 의원을 거들었다.
/유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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