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강운태, 장고 끝 '무소속 출마' 만지작거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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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강운태, 장고 끝 '무소속 출마' 만지작거리나
  • 박병모 대표
  • 승인 2014.04.24 0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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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병모 대표
강운태 광주시장이 장고에 들어갔다.

새정치민주연합 광주시장 후보 경선구도가 씨줄날줄로 촘촘히 얽혀있어 이를 풀어갈 실마리가 쉽사리 떠오르지 않기에 그럴게다. 속내를 드러내 놓고 말하기엔 뭔가 찜찜하고, 그렇다고 쉽게 해결될 사안이 아니기에 조바심만 타들어 가고 있다.

강 시장은 이번 경선을 앞두고 다른 후보들보다 환경적인 면에서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양손에 칼을 들고 있다.

한 손엔 현직 프리미엄이 있다. 자신이 심어놓은 수십 개의 출연·출자·공기업·단체장들이 즐비하게 대기하고 있다.

강 시장이 재선을 해야 자신의 자리가 그나마 보전되기에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선거에 뛰고 있는 사람들이다. 일부 공무원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굳이 지시를 하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주군을 위해 업무추진비 정도는 쓸 줄 안다.

그러고 보니까 강 시장은 예비후보등록을 하려다 중앙당이 만류하니까 어쩔 수 없이 주저 않을 수밖에 없다면서 지금은 작별인사까지 했던 공무원들을 호령하고 있다. 현직 프리미엄이라는 단맛을 느끼며 이를 최대한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면서 다른 한손에는 창조포럼이라는 외곽단체를 만들어 운용하고 있다.

광주에서' 난다 긴다' 하는 사람들을 긁어모은 뒤 창조포럼 발대식 때 ‘지라시’를 통해 그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만 천하에 이름을 공개했다. ‘다른 후보를 도와주면 안되니 꼼짝마...’하는 식으로...

선거에 관한한 머리를 잘 쓰기로 정평이 난 강 시장은 창조포럼 또는 경선 캠프를 들러 이른 아침부터 회의를 주재하고 난 뒤 시청에서 업무를 본다.

그래서 혹자는 “광주시민을 대표하는 시장이니까 시정에 전념 하던가, 아니면 예비후보로 등록을 해서 당당하게 선거에 임하든가,둘 중에 하나를 택해야 할게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광주시민을 너무 몰쌍하게 보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그도 그럴 것이 강 시장이 정치적 행보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광주의 경선구도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니 전국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다른 후보와는 달리 지난 4년 동안 조직을 다져온 강 시장이건만 요즘 들어 고민에 빠져들고 있다.
광주지역 국회의원 5명, 이른바 ‘독수리 5형제’들이 감쪽같이 특정후보를 공개지지한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4년 전 경선에서도 현역들의 마음을 다잡지 못해 애를 먹은 뒤 나름대로 공을 들여왔는데, 그 독수리들이 이번에도 감쪽같이 자신도 모르게 윤장현 옛 새정치연합 공동위원장을 밀었다.

그래서 강 시장은 중앙당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앙당이 말만 그렇지 실제적으로 윤 전 위원장을 은밀하게 밀 경우 자신의 정치적 행보를 달리 할 수밖에 없기에 그렇다.

그러한 강 시장의 복잡한 속내를 세 가지 관점에서 정리를 해보면 선거구도를 쉽게 이해할 수가 있다.

첫째로 경선 룰의 구성방식이다.

일단 강 시장은 경선에서 가장 중요한 관건인 조직력과 여론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앞서 얘기했듯이 어마어마한 현직 프리미엄을 갖고 4년 동안 조직을 추스려왔기에 이제 갓 뛰어든 윤 전위원장을 경쟁상대로 아예 여기지 않았었다.

그런데 웬걸 독수리 5형제들이 나타나 약세인 윤 위원장을 밀기로 했으니 어찌하랴. 그래도 그것까지는 해볼 만하다.

강 시장이 우려하는 것은 다름이 아니다. 경선 룰의 구성방식을 어떻게 하느냐가 문제라는 것이다.
쉽게 얘기하면 4년 전 처럼 공정성을 담보하지 못한 채 중앙당이 꼼수를 부린다면 당해 낼 재간이 없다.

그래서 강 시장 측근들은 ‘제3의 기관에 맡겨 경선을 치르자’는 주장을 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

둘째로 강력한 상대후보인 이용섭 의원의 행보도 변수다.

이 의원도 독수리 5형제들의 공개지지 선언 후 강 시장과 마찬가지로 왕따 아닌 ‘은따(은밀한 따돌림)’를 당했다.

선거구도가 느닷없이 바뀐 상황에서 중앙당으로 올라가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를 만났지만 그때 당시 변수였던 전략공천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내지 못했다.

그리고는 납득할만한 경선이 보장되지 않으면 보이콧도 불사하겠다고 주장했다. 다행스럽게도 윤 전 위원장이 경선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하는 바람에 그러한 으름장도 허사가 됐다.

이후 강 시장과 이 의원의 행보가 자연스레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그동안 감정의 골이 깊었다고 하지만 두 사람이 서로 만나 공동대응을 하지 않겠냐는 소문이 흘러나오면서다.

단일화 문제가 자연스레 수면위로 떠오르게 된 배경이다. 하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형님 먼저, 아우 먼저’하는 사이가 아니기에 복잡다단하다.

강 시장의 입장에선 “이번에 조직력이 있는 내가 재선으로 당선된 후 다음에 너를 미뤄 주겠다” “아직 국회의원직을 사퇴한다고 안했으니까 그대로 눌러 앉으면 될 게 아니냐”고 물밑 접촉을 했을 수도 있다.

이에 이 의원은 “무슨 말씀이세요, 형님, 제가 여론에서 조금 앞서니까 이번에 저를 밀어주시지요. 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는 보장이 어디 있습니까”라고 했을게다.

그러면서 공론조사 배심원제는 시기에 쫓기고 있는데다 세월호 침몰로 인해 국민정서에 반할 수 있어 만에 하나 여론조사로 간다면 결과적으로 자신이 유리하다고 덧붙였을 게다.

두 사람의 단일화 배경에는 누가 승부수를 던질 수 있느냐가 중요한 변수로 남아있다. 강 시장의 입장에선 이 의원이 들어가면 아무리 독수리 5형제가 날뛰더라도 한 번 해볼만 한데...라는 자만심이 배어있다.

이 의원 입장에선 비록 강 시장이 조직력에서 앞서더라도 어차피 흠결이 많은지라 TV토론 과정에서 모두 드러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수습을 할 수 시간이 없을 텐데... 여기에서 일찌감치 주저앉고, 대신 자신을 밀어주면 좋겠다는 입장이다.

그래서 지역 정치권에서는 두 사람의 단일화가 이뤄지지 못할 경우 어느 한쪽은 경선 참여를 포기하고 무소속으로 출마를 하지 않겠느냐는 여론이 비등하다.

셋째는 중앙당의 경선 시기를 언제 하느냐에 있다.

새정치연합 중앙당은 어제 광주·전남 지역 현역 기초단체장 가운데 광주 서구와 곡성, 나주 3곳을 공천에서 아웃시켰다.

하지만 광역단체장 경선 룰의 구성방식이 마냥 뒤로 미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렇다고 세 후보 간 합의마저 별로 진척이 없다.

광주시장 후보 경선시기가 최대한 늦춰질 거라는 관측이 그래서 나온다.늦어도 5월 14일 이전까지 마무리하면 된다는 식이다. 그렇게 되면 강 시장으로선 현재 상황보다 나아질 게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지역여론이 그다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독수리 5형제들이 본격적으로 선거전에 뛰어들어 윤 전 위원장 캠프에 합류하게 된다면 '표 쏠림현상'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

현재 독수리 5형제를 ‘광주의 신5적’이라 부르며 여론의 표적으로 삼아 공세에 나서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강-이 캠프 사람들이다.

이러한 와중에서 세월호 침몰로 온 국민이 슬픔의 바다에 잠겨 있는데 강 시장의 입장으로선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그가 흔히 말하던 타이밍을 놓쳤다고 볼 수 있다.

지금껏 무소속으로 출마해서 선거에서 패한 적이 없는 강 시장이다.

그는 지금 현직 단체장으로서 경선에 참여하느냐, 아니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이냐를 놓고 '히든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경선 룰에 대한 공정성을 사전정지 차원에서 요구하면서 뜻대로 되지 않으면 튀쳐나가야 되지 않느냐는 것이다.

강 시장 주변에선 독수리 5형제들이 윤 전 위원장 지원 속에 경선 룰마저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되지 않을 경우 무소속으로 출마해야 하지 않느냐는 여론이 감지되고 있다.

여기에는 기초단체장 공천에서 배제된 예비후보들을 ‘무소속 연대’를 고리로 뭉쳐서 당선 될 경우 ‘호남의 맹주’가 될 수 있다는 강 시장의 오만함도 한 몫 거들고 있다.

광주뉴스통 발행인 박병모 대표 bmpark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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