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기억탐정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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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억탐정⑥
  • 김해미 객원기자
  • 승인 2012.11.06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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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미 작가
[광주=공공투데이 김해미 여행작가]우리 인간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기억력이 나이가 들면서 떨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기억력을 잃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기억력에 영향을 미치는 ‘영양소’ ‘잠’에 이어서 세 번째는 ‘기억하겠다는 의지’이다. 심리학에서 ‘변화 맹’이라는 용어가 있다. 변화 맹은 어떤 한 곳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보면 눈앞에 일어난 큰 변화조차 보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뇌는 들어온 정보를 모두 선택해 저장하지 못한다. 본인이 주의를 기울여 필요로 하는 정보만 기억할 뿐이다. 무엇에 주의를 집중했는가에 따라 기억할 수 있는 것이 달라진다.

또한, 뇌는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일 때 그 내용이 조금이라도 생각했던 부분이라면 쉽게 받아들이지만, 전혀 생각지 못한 일일 때는 내적 갈등을 일으키게 된다.

예를 들면, 서울에서 근무하고 있는 A씨가 갑자기 광주로 발령이 났다. 여러 가지로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A씨는 몹시 못마땅했다. 그렇다고 회사를 그만둘 수도 없고 해서 고민 끝에 광주가 어떤 곳인지 알아보기 위해 일단 광주를 가보았다.

회사는 어디에 있는지, 주변 환경은 어떤지, 또 주거지는 어디쯤으로 정하면 좋을지 꼼꼼히 살펴보았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생겼다. 전혀 생소했던 광주라는 도시가 A씨의 마음에 들기 시작한 것이다. 광주에 대해서 알아갈수록 더 정이 생기고 뜻밖에 둘러볼 데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되자 빨리 광주로 옮기고 싶어졌다.

A씨는 광주라는 도시에 집중하게 되면서 기억의 회로가 형성되고 마음 편하게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인간관계도 그렇다. 그래서 ‘역지사지‘ 해보는 것이 갈등을 완화하는 현명한 방법이기도 하다.

몰입은 내가 하고자 하는 어떤 일에 재미를 느끼고 잘 해내기 위해서 집중을 하는 마인드 컨트롤 방법이기도 하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면 주변 사람들보다는 음식에 더 집중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집중하면 더 맛있다. 코로 먹었는지 입으로 먹었는지 집중하지 못하면 맛도 느끼지 못한다.

젊은 시절의 뇌는 영양소와 수면에는 불규칙하고 부족할 수 있으나 그나마 주의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은 좋은 편이다. 어릴 적에는 노는 일에 집중할 수 있고 학생 신분일 때는 공부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청소년들의 집중력을 강화시켜주는 취미 활동도 다양하다.

▲ 십자수
그러나 어른이 되면 먹고 사는 생존의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인으로서 잘 살아가야 하는 아주 복잡한 환경에 놓이게 되므로 인해서 어느 한 가지에 주의 집중할 수가 없게 된다. 그래서 쓰지 않는 예전의 기억력은 점점 사라지고 새로운 기억력이 형성되면서 지금 현재 필요로 하는 정보들만 기억하므로 가끔은 예전의 기억력을 아쉬워할 때도 있다.

분명한 것은 쓰지 않는 기억시스템은 사라진다는 것이다.

김연아 선수가 은반 위에서 발휘하는 고도의 집중력은 반복된 훈련에서 비롯된다. 같은 동작을 수없이 반복하다 보면 뇌뿐만이 아니라 몸 자체도 피겨 연기를 기억하여 재현해 내는 수준에 이르고, 혹여 실수하더라도 동물적 본능으로 곧바로 다음 연기에 몰입하게 된다. 특히, 고난도 연기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는 이유는 어려운 기술에 성공했을 때의 뿌듯함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지겹고 하기 싫은 상태를 지나 한 번쯤은 몰입의 즐거움을 경험한다면 집중하는 일이 더욱 쉬워질 것이다.

마찬가지로, 골프 선수들이 스윙 전에 빈 스윙을 하는 것이나 퍼팅 전에 퍼팅 연습을 한두 번 해보는 것은 뇌와 몸의 기억 회로를 되살리기 위해 집중하기 위한 동작들이다. 집중이 잘되면 그만큼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 위기극복의 힘, 주의집중력
과거를 딛고 실업계 최초 '골든벨 우승자'가 된 ‘드림 파노라마’의 김수영 대표. 그녀는 "어려운 가정 형편과 주변 상황은 달라진 게 하나도 없는데 꿈이 생기니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좋은 영양소는 뇌의 기본 능력을 갖춰주고 충분한 수면은 뇌가 갖춘 능력을 200% 발휘하게 한다. 거기에 기억하겠다는 의지가 더해졌을 때 즉, 주의 집중력이 강할 때 기억력은 더욱 높아지게 된다.

우리가 어떤 일을 할 때 반드시 목표를 세워서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의 기억력에 의해 삶의 질이 달라질 수도 있다면, 그리고 100세 시대를 살아갈 수 있으려면 우리는 집중력을 높여야 한다. 나이가 들어서 기억력이 사라진 뒤에는 후회해도 돌이킬 수가 없다.

/김해미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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