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트럼프 vs 시진핑, 유엔서 "충돌한 이유가?"
상태바
[분석] 트럼프 vs 시진핑, 유엔서 "충돌한 이유가?"
제 75차 유엔총회에서 미중 정면 충돌
트럼프, 중국 '정치적 쟁점화' 본격
시진핑, '트럼프에 반격'
  • 유성원 기자
  • 승인 2020.09.23 16: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공투데이 서울=유성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때리기'를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제 75차 유엔총회 화상 기조연설에서 예상대로 '중국 책임론'을 제기하며 양측이 정면 충돌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정상회담을 염두해 둔듯 특별한 언급은 없었다. 하지만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를 팬데믹으로 빠트린  '중국 바이러스(China Virus)’라고 부르며 중국을 거세게 몰아부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창설 75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다시 한번 거대한 글로벌 투쟁을 벌이고 있다”며 “188개국에서 무수한 생명을 앗아간 보이지 않는 적, 중국 바이러스와 치열하게 전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러스 발생 초기에 중국은 국내 여행은 봉쇄하면서도 해외 항공편을 허용하면서 세계를 감염시켰다”며 “중국 정부와 중국이 사실상 통제하고 있는 WHO는 인간 대 인간 전염의 증거가 없다고 거짓 선언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후 그들은 무증상 사람들은 질병을 퍼뜨리지 않을 것이라고 거짓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엔은 중국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유엔을 압박하며 공세를 가했다. 이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의식해 정치적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특히 미국이 코로나19 사태로 국민들의 지지율이 급락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그 책임을 물어 판세를 끌어 올릴 좋은 기회로 보고, 기획된 의도가 갈려 있다는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과 시진핑 중국 주석(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과 시진핑 중국 주석(우).

  트럼프, 중국 '정치적 쟁점화' 본격

지난 11일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선거에서 지면 여러분은 중국어를 배워 할 것이다" 고 라디오 프로그램 '휴 휴잇 쇼'와 인터뷰에서 말한바 있다. 이 발언을 두고 미 CNN 방송은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간 '누가 더 중국에 세게 가느냐' 경쟁에 불이 붙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당시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여름 시 주석과 통화하면서 미중 무역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홍콩의 민주화 시위에 대해 침묵하겠다고 약속했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오랜 기간 시 주석을 칭찬해 왔고, 자신의 외교 치적으로 남아있는 중국과의 무역협상은 어떻게든 살리려고 하고 있다"고 보도한 점은 아이러니한 점이다.

당시 '중국 바이러스'를 들먹이며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대응을 문제 삼았고 이날도 유엔총회에서 '중국 바이러스' 라고 말하며 중국 때리기는 여전했다. 이런 이유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시 주석과 매우 좋은 관계였다. 그는 훌륭한 신사다. 그러나 그들이 중국 바이러스와 관련해서 한 일로 나와 그의 관계는 더는 좋지 않다"고 털어놨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조지 워싱턴(미 초대 대통령)은 그 전염병이 닥치기 전에, 중국 전염병이 오기 전까지는 나를 이기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한 것은, 코로나19로 자신의 '업적'이 가려지게 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동안 엄청난 대가를 무릅쓰고 홍콩이 계속 살아남을 수 있도록 엄청나게 우대해왔다"면서 "이제 우리는 다했다. 더이상의 우대는 없다. 그들이 더이상 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우리는 더 많은 돈을 벌 것"이라고 말하며 어느날 갑작스레 돌변했다. 이런 언급이 나오는 이유는 오는 11월 대선을 염두해 둔 정치적 전략의 쟁점화가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시진핑, '트럼프에 반격'

그러자 중국은 강력히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바이러스' 언급에 눈쌀을 찌푸린 시 주석은 "코로나19를 정치화하려는 시도를 거부한다. 바이러스와 싸우려면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고 받아쳤다. 직접 대놓고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WHO를 비난한 데 대한 반박이다.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그 문제를 정치화하거나 낙인을 찍으려는 어떤 시도도 거부되어야 한다. 바이러스에 직면해 포괄적이고 장기적인 통제 조치를 채택해야 한다" 면서 "“(코로나 문제를) 정치화하거나 이 문제에 관해 낙인을 찍는 모든 시도는 거부돼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어 코로나 사태 대처를 위해 WHO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하고, 각국의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은 "우리는 어느 나라와도 냉전이나 전면전을 벌일 생각이 없다. 우리는 계속해서 이견을 좁히고 대화와 협상을 통해 다른 나라와의 분쟁을 해결할 것" 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세계 최대의 개발도상국으로 평화적이고 개방적이라며 패권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는 비교적 차분한 태도를 보였다. 날선 트럼프의 공격에도 시 주석은 미국 외 유엔의 옹호국가가 필요한 중국으로서는 맞드라이브를 걸며 굳이 야기서 신경을 건드려 낙인 찍힐 이유가 없어서다.

또 기후 환경 문제와 관련해 "중국이 2030년을 기점으로 탄소 배출량을 감소세로 전환하고,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며 파리 기후 협정을 준수할 것을 약속했다. 그는 "기후변화에 대한 다자 간 대응이 필요하다"며 "중국은 더 적극적인 정책을 채택해 기여금 규모를 확대할 것이다. 모든 국가는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세계 경제를 녹색으로 되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이 대목에는 직접적 미국을 거론 하지 않았지만 경제나 군사 등에 대한 충돌하고 있는 미·중간 갈등을 염두해 두고 언급한 것이다. 또한 시 주석은 '더이상 냉전 보다는 협력 국가 관계로 같이 가자' 는 뜻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회적으로 제안 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 주석이 미국의 보이콧으로 작년 12월 이후 상소기구로서의 기능이 마비된 WTO와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취임 직후 탈퇴한 파리 협정을 거론한 것은 미국을 의식한 발언 때문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는 점을 의식한듯 “우리는 새로운 냉전을 피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며 “세계 양대 경제 대국이 지구촌을 갈라놓는 미래는 우리가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는 미국과 중국을 향해 경고한 것에 대한 반응인 셈이다.

하지만 양국 입장이 서로 평행선인 데다 머리를 맞대고 협의할 여건도 되지 않아 지구촌 불안 요소인 미·중 간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유엔 총회는 코로나19 탓에 유례없이 썰렁한 분위기 속에 치러지고 있다. 일부 학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중국 비판 발언 수위에 대해 "대면 회의로 진행 되었더라면 조금더 수위조절을 했을 것"이란 분석도 있었다.

매년 이맘때 유엔 본부가 위치한 뉴욕 맨해튼 곳곳은 주요국 정상 혹은 외교 고위인사들로 북적였는데, 올해는 단 한 명의 정상도 본부를 찾지 않았다. 다만 유엔 본부 소재국인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유일하게 직접 참석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으나, 그 역시 화상 연설을 택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연설에서는 “코로나19 이후 한반도 문제 역시 포용성을 강화한 국제 협력의 관점에서 생각해주기를 기대한다”며 북한과 평화 정착에 대한 국제 협력을 당부함과 동시 중국, 일본, 몽골이 함께 참여하는 ‘동북아시아 방역·보건 협력체’를 제안했다.

/유성원 기자

 

'당신의 눈과 귀가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제보가 사회를 변화 시킬수 있습니다"
공공투데이는 당신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제보: [기사제보] 여기 클릭 !!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골라보는 기자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