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투데이 서울=강문정 기자] 4살 때 가족과 헤어졌던 60대 여성이 경찰의 장기실종자 발견을 위한 '유전자 분석 제도'를 통해 가족과 극적으로 상봉했다.

5일 경찰청에 따르면 진명숙(66·여)씨는 첫째 오빠 정형곤(76)씨, 둘째 오빠 정형식(68)씨를 이날 오전 서울 동대문구 경찰청 실종가족지원센터에서 62년 만에 마주했다.

1959년 여름, 당시 4살이던 진씨는 인천 중구 배다리시장 인근에서 둘째 오빠 정씨와 함께 아버지가 계신 곳으로 걸어가다 길을 잃어 실종됐다.

이후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 소재 보육원을 거쳐 충남에 거주하는 한 수녀에게 입양돼 생활했다. 성씨도 정씨에서 진씨로 바뀌었다.

성인이 된 뒤에도 진씨는 가족을 찾기 위해 방송에 출연하는 등 노력하다 2019년 11월 경찰에 신고하고 유전자 등록을 했다.

경찰청 실종가족지원센터는 지난 3월부터 진씨의 실종 발생 추적과 개별 면담 등을 통해 실종 경위가 비슷한 대상자 군을 선별했다.

이 중 가족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이는 둘째 오빠 정씨를 발견해 1대 1 유전자 대조를 위한 유전자 재채취를 진행했다.

유전자 재채취는 진씨의 둘째 오빠 정씨가 캐나다 앨버타주에 거주하고 있어 어려울 수 있었지만, 경찰청에서 외교부·복지부와 함께 운영해 온 '해외 한인 입양인 유전자 분석제도'를 활용, 주 밴쿠버 총영사관에게서 정씨의 유전자를 외교행낭으로 송부 받았다.

진씨는 이날 첫째 오빠 정씨 및 가족들과 감격스런 상봉을 했으며, 캐나다에 있는 둘째 오빠 정씨와는 화상으로 만났다.

진씨는 "가족 찾기를 포기하지 않고 유전자를 등록한 덕분에 기적처럼 가족을 만나게 됐다"며 "도와주신 경찰에 감사드리며 남은 시간 가족들과 행복하게 살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둘째 오빠 정씨는 "동생을 찾게 해 달라고 날마다 기도했는데, 유전자 등록 덕분에 결국 동생을 찾을 수 있었다"며 "다른 실종자 가족들께 이 소식이 희망이 되길 바라며 끝까지 애써주신 경찰에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유전자 분석제도는 실종자 가족들의 희망"이라며 "경찰은 앞으로도 관계기 관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마지막 한 명의 실종자까지 찾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겠다는 일념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강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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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문정 기자 kmj@publictoday.co.kr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