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서거석 전북대 총장의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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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서거석 전북대 총장의 리더십
  • 김효수 기자
  • 승인 2014.08.12 0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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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효수 전북취재국장
‘변화와 혁신’은 이 시대의 화두(話頭)다.

기업은 물론 공직사회나 대학에서도 ‘변화와 혁신’의 물결이 드세지고 있다.

하지만 변화와 혁신은 쉽지 않은 일이다. 우선은 익숙한 것으로부터 이탈(離脫)해야 하고, 많은 시간과 노력이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더 중요한 것은 리더의 역할이다. 리더는 끊임없는 자기개발과 함께 조직 내에서 필요한 전문가적 리더십 역량을 강화해야 할 책무(責務)가 있다.

그럼에도 본인은 변하지 않으면서 지시나 감독만 하고 조직이 변하기를 바라는 이율배반적인 행태로는 조직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왜 리더가 먼저 변해야 하는가?

현대 경영학의 대부인 드러커(Drucker)는 ‘미래경영’ 이라는 자신의 저서에서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서는 기업 내에서 상사와 부하의 구분도 없어지며 지시와 감독이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리더가 부하들보다 우월한 위치에서 부하들을 이끌어야 한다는 기존의 리더십에서 리더가 솔선수범하며 부하들의 리더십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 노력해야 조직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리더십을 보여준 이가 바로 서거석 전북대 총장이다.

서거석 총장은 전북대를 국내 최상위권 대학의 반열에 올려 놓은 인물이다.

서 총장은 지난 2006년 취임한 후 “전북대가 세계를 향해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아 세계 100대 대학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었다.

당시 서 총장의 자신감이었는지, 선언적 의미였는지는 모를 일이지만 대다수 도민들 마음속에는 전북대가 세계 속의 대학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국내에서만이라도 상위권 대학으로 발전했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서 총장은 이런 기대에 부응하며, 취임 초기부터 나름대로 많은 성과를 이뤄냈다. 국립 익산대와 통합을 통해 대학 성장기반의 토대를 마련했고, 전국 대학들이 사활을 걸고 있던 로스쿨도 유치했다.

하지만 당시 풀어야 할 숙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서 총장 취임 전에 있었던 교수임용 시 잡음, 교수연구비 편취 문제, 또한 최고 수준의 연구 환경 조성을 위한 교수의 연구역량 강화, 졸업생 취업대책 등 여러 난제가 산적해 있었다.

서 총장이 이런 문제를 슬기롭게 풀어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된 것은 필자만의 생각은 아니었다. 사실 서 총장은 사람 좋기로 소문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의 제자들은 물론 그를 아는 지인들의 한결같은 평가다.

그런 그가 대학발전을 위해서는 때로는 욕먹을 각오를 해야 하는데 과연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 수 있겠는가 하는 의구심이 팽배했지만 서 총장은 취임 후 첫 2년간 매일 보직교수들을 불러 회의하고 자정 넘어 퇴근하는 날이 다반사였다고 한다.

결국 전북대가 올해 교육부의 핵심 행·재정지원사업 ‘대학 특성화사업’에서 전국 1위를 차지하고, 2009년 SCI(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급 논문 증가율, 2012년 대학 만족도(한국서비스 품질지수) 역시 전국 1위, 교수 1인당 연구비 수주액, 학생 1인당 교육비 국립대 1위에 오른 배경에는 임기 8년 동안 총장으로서 지시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스스로 솔선수범하며 대학발전을 진두지휘한 결과다.

변화와 혁신을 위한 서 총장의 이런 열정이 보직교수 등 대학 구성원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동력이 됐다.서 총장은 한없이 부드러운 이웃집 아저씨 같은 온화한 인상이지만 그는 열정으로 가득 찬 전형적인 외유내강(外柔內剛)형 이다.

그런 모성적인 부드러움과 부성적인 엄격함의 조화로운 리더십이 전북대를 전국 최상위권 대학으로 발돋움 시키는 원동력이 됐다.

전북대가 이런 추세로 이어나간다면 서 총장이 취임하면서 제시한 ‘2020년 글로벌 톱100’ 진입도 결코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라고 본다. 이런 그의 능력을 눈여겨본 정치권에서 지난 지방선거 당시 러브콜이 있었지만 서 총장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과거 정치권을 기웃거렸던 일부 총장과는 사뭇 다르다. 서 총장다운 옳은 처신이라고 본다. 이제 서 총장은 올 연말이면 총장 임기를 마치고 평교수로 돌아가게 된다. 왠지 아쉬운 마음이 든다.

무엇보다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대학구조개혁을 앞두고 지방대학들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학 경영의 모범 답안을 제시하고, 국공립대 총장협의회 회장과 대교협 회장까지 지낸 검증된 인물이기에 더욱 그렇다.

서 총장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며, 그 열정의 나래를 다시 한번 활짝 펼쳐 보일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렸으면 하는 바램이다.

전주 김효수 기자 kimhs9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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