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진단] 정부, 감염 매개지 '코인노래방' 차단에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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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진단] 정부, 감염 매개지 '코인노래방' 차단에 안간힘
정세균 국무총리 '코인노래방 청소년 출입 엄격 차단' 조치 강력요구
  • 박영호 기자
  • 승인 2020.05.22 15: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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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투데이 서울=박영호 기자] 고교 3학년생 등교개학이 시작된 20일 인천에서 고3생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코인노래방에서 감염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인천 미추홀구 B건물 탑코인프라자와 관련된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고 검사를 받은 뒤 확진으로 나왔다. 인천시는 해당 코인노래당을 방문한 이들이 검사에 응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코인노래방이 코로나19의 슈퍼전파지로 부상하는 양상이다.

20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 6일 탑코인노래방을 갔던 고3 학생 2명이 이날 코로나19 양성 판정이 나와 인천의료원 음압병실로 옮겨져 치료중이다. 이 코인노래방은 지난 2일 새벽 서울 이태원 클럽 등을 방문한 학원강사(25)가 고3 수강생과 친구와 지난 6일 방문한 곳이다. 두 학생은 탑코인노래방에서 다수 확진자가 나왔다는 얘기에 보건소를 찾아 검사를 받고 양성판정이 나왔다.

서울 강북 소재의 한 노래방을 방역소독 하고 있는 모습/사진=박승진 사진기자
서울 강북 소재의 한 노래방을 방역소독 하고 있는 모습/사진=박승진 사진기자

이 코인노래방을 통해 감염이 이뤄진 확진자면 6명에 이른다. 이 곳을 거쳐간 택시기사(49)와 아내(46), 아들(17), 다른 손님(23)도 확진판정을 받은 상태다.

서울 관악구 45번째 확진자(19)도 지난 2일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이후 PC방과 노래방, 코인노래방을 돌아다녔고, 이태원 클럽을 갔다온 관악구 46번째 확진자도 지난 6일 코인노래방 2곳을 잇달아 찾아 시간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 지역의 이태원 클럽 관련 첫 확진자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코인노래방을 다녀온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6일 확진판정을 받은 유성구의 20대 여성은 지난 4일 서울에 사는 언니와 함께 관악구 한 코인노래방에 갔는데,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관련 확진자가 다녀간 곳이었다. 이 여성은 ‘확진자 접촉자’라는 통보를 받은 언니한테서 검사 권유를 받고 검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감염 매개지 코인노래방 방역에 안간힘

코인노래방은 PC방, 클럽 등과 함께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곳이라서 집단감염 매개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많았다. 코인노래방은 말 그대로 동전을 집어넣고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장소다. 1곡에 500원, 3곡에 1000원 하는 식으로 가격을 매겨 2~3명이 들어가 노래를 할 수 있도록 돼 있다.일반 노래방과 달리 관리자가 따로 없고 노래 몇 곡만 부를 수 있어 젊은이들이 편하게 드나들 수 있는 곳이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혼밥(혼자 밥먹기)’, ‘혼술(혼자 술마시기)’, ‘혼영(혼자 영화보기)’처럼 ‘1코노미’가 대세다. 다른 사람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혼자 노래부르고 싶어하는 ‘혼코노’족이 늘면서 코인노래방이 성업 중이다.

혼자 즐기기에는 좋지만 그만큼 위생관리에 취약하다. 마이크 커버를 비치하고 있지만 커버를 씌우지 않고 노래를 부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년간 곳에서는 거의 비말이 마이크에 달라붙어 있다가 다른 이용자에게 전파될 공산이 크다. 더군다나 노래를 부를 때 마스크를 쓰지 않기 때문에 감염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

/사진=박승진 사진기자
/사진=박승진 사진기자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지난 15일 브리핑에서 “노래방의 경우 환기가 어렵고, 방의 간격이 좁다. 노래라는 행위 자체가 비말 형성을 유발하기 때문에 확진자가 있었을 경우 비말이 많이 만들어졌고 그 비말이 확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마스크 표면에서 최대 7일, 스테인레스나 플라스틱에서 4일, 유리에서 2일, 섬유와 목재에서 약 24시간 생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 철망 내부는 바이러스가 번식하게도 유리한 조건이다. 일부 코인노래방에 자외선 마이크 소독기가 있지만 소독 효과가 의문이다. 무인노래방 운영자들은 청소를 제때 하기에도 바빠 위생이나 방역까지 철저히 할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

정부도 PC방, 노래방 등 밀집 사업장 관리가 코로나19 방역에서 중요하다고 보고 집중관리지침을 마련해 둔 상태다. 사업장 내에 감염관리책임자를 지정하고 손세정제 등 개인위생 비품을 충분히 비치하고 손이 자주 닿는 장소·물건에 대한 소독과 주기적인 환기 실시 등 환경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으면 3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하지만 코인노래방은 아직까지 집합금지명령이 내려진 적이 없어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지역감염의 매개체가 된 코인노래방에 대해서는 청소년의 출입을 엄격하게 관리 또는 자제하도록 하는 조치도 검토해 달라”고 주문했다.

각 지자체는 이런 사업장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조치가 미흡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즉각 폐쇄조치 행정명령까지 내리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지자체가 강력 단속한다고 하지만 행정력이 일일이 확인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에 서울 강남구는 코인노래장을 대상으로 자발적 휴업을 유도하기 위해 19∼24일 휴업하는 관내 코인노래방에 최대 150만원의 휴업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감염 의학전문가들은 생활속 거리두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감염 위험성이 높은 행위를 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젊은이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걸리더라도 증상이 미미하게 나타나거나 무증상 상태일 수 있어 더욱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그만큼 가족 등 주변 사람에게 전파시킬 위험성도 크다. 개인과 가족, 사회를 위해 PC방이나 코인노래방 이용을 자제하고 업주들도 당국의 협조에 적극 따라야 할 것이다

/박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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