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검사, 秋 장관에 "법적, 역사적 책임져야"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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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검사, 秋 장관에 "법적, 역사적 책임져야" 비판
제주지검 부장검사 "검찰개혁 근본부터 실패"
  • 박영호 기자
  • 승인 2020.10.28 1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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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투데이 서울=박영호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옵티머스 수사가 부실하게 진행된 것은 아닌지 확인해보라며 감찰을 지시했다. 하지만, 수사 검사는 검찰 내부망에 글을 올리고 부실 검사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추 장관은 지난해 서울중앙지검이 옵티머스 수사의뢰 건을 무혐의 처분한 것에 대해 법무부와 대검 감찰부가 합동으로 감찰하라고 지시했다.

서울중앙지검에서 '봐주기' 수사를 한 것은 아닌지,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사건이 보고됐는지 등을 확인토록 했다.

지난 26일 "충분히 그 단계에서 혐의를 수사했더라면 하는 점이 남아 있다는데, 감찰을 통해서 검토해볼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부 기관에서 피해 확산을 우려해 서민 다중피해 금융 범죄로 수사 의뢰했는데도 중요 사건으로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부장검사 전결로 처리한 경위도 감찰하도록 했다.

앞서 국정감사 등에서 부실 수사 의혹이 제기되자 사건을 맡았던 김유철 원주지청장은 검찰 내부망에 장문의 반박글을 올렸다. 수사 의뢰인의 진술도 불분명했고, 증거 부족으로 계좌추적이나 압수수색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정식 수사로 전환하지 않은 건도 무혐의 처분이면 장기 사건이 아닌 한 부장 전결로 처리해왔다며 윤석열 당시 지검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당사자들이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검찰 안팎에서는 추 장관의 감찰 지시가 '윤석열 밀어내기'를 위한 사실상 정치적 공세로 보고 있다.

검찰개혁 추진 방향에 대해 이날 제주지검 소속의 한 부장검사도 "근본부터 실패했다" 고 추 장관을 겨냥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이환우 제주지검 형사1부 검사가 28일 오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검찰 개혁에 대한 일선 검사로서 소회를 말씀드린다”며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크다. ‘역시 정치인들은 다 거기서 거기로구나’하는 생각에 다시금 정치를 혐오하게 됐다”는 글을 직접 게재했다.

이 검사는 “정치는 잘 모르겠다. 다만 의도를 가지고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리는 나쁜 선례를 남긴 것은 분명해 보인다”며 “먼 훗날 부당한 권력이 검찰 장악을 시도하면서 2020년 법무부 장관이 행했던 그 많은 선례들을 교묘히 들먹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법적,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고 비판했다.

그 목적과 속내를 감추지 않은 채 인사권, 지휘권, 감찰관이 남발되고 있다고 느낀다”며 “마음에 들면 한없이 치켜세우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찍어 누르겠다는 권력의지가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이 검사는 “이로 인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 검찰권 남용 방지라는 검찰 개혁의 가장 핵심적 철학과 기조는 크게 훼손됐다”며 “검찰 개혁에 대한 철학을 바로 세우지 않으면 앞으로 공수처 수사의 정치적 중립은 어떻게 보장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 검사는 앞서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태때에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글을 올렸었다. 최근에는 전 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고유정을 수사했는데, 지난 1월 재판에서 눈시울을 붉히며 화재를 불러 모은 검사였다.
/박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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