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그랬지: 옛날특집⑨보] 시골 논에 탔던 '얼음썰매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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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그랬지: 옛날특집⑨보] 시골 논에 탔던 '얼음썰매가 그립다"
흰눈 사이로 썰매를 타고~
  • 김민호 기자
  • 승인 2020.12.27 14: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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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맘때즘 시골 할머니댁에 가서
눈싸움을 하고 눈사람을 만들고
뒷산에서 미끄럼 탔던 그시절.
그땐 그랬지...

[공공투데이 서울=김민호 기자] "흰눈 사이로 썰매를 타고 달리는 기분 상쾌도 하다~종이 울려서 장단 맞추니 흥겨워서 소리높여 노래부르자~" 이틀전에 맞이했던 크리스마스 캐롤송인 '징글벨' 가사에 나오는 첫 소절이다.

정부가 남은 연말연시와 내년 신정 연휴 등을 특별 방역 대책 기간으로 정하고 스키장, 썰매장 등 겨울스포츠 시설 운영을 전격 중단 조치 했다. 이로인해 우리 아이들은 올 겨울 썰매 탈 곳을 잃어 기분이 조금 언짢아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신 시골에 가서 썰매 이상의 상당한 스릴과 재밌는 '추억의 썰매'를 탈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왠만하면 중장년 층 부모들이라면 이를 모를리 없기 때문이다.

요즘 부모 세대는 겨울철 자녀들에게 동심을 되찾아 주기 위해 추억의 얼믐 썰매장을 많이 찾곤 한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심각한 상태로 이마저도 기회를 놓치면서 겨울 방학을 이용해 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신 정겨운 고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도심에서는 눈이 내려도 아스팔트에 차들이 지나다 보면 금방 쌓였던 눈도 녹아 없어 지거나 쌓이는 경우도 흔치 않다. 그런데 시골은 왜이리 눈이 자주 오고 눈 녹을 틈도 없이 수북히 쌓이는지가 알수 없다. 겨울 시골마을 곳곳에는 기상청도 정확히 알지 못하는 마을 주변에 둘러 쌓인 높은 산맥과 인과 관계가 있다고 추정할 뿐이다.

시골에서 하루 밤 자고 일어 났는데 눈이 엄청 쌓여 있으면 이제부터 아이들 천국이 시작된다. 당시 눈오면 아이들은 마냥 즐거웠고 지금 아이들 역시 눈을 대부분 좋아한다.

반면 나이가 들어 어른이 될수록 길에 눈이 쌓이면 미끄러져 다치거나 차량 통행에도 문제가 발생 하는 등 눈이 불편해지며 왠지 반갑지가 않다. 하지만 어린시절에는 그런 것과 상관없이 어릴때 눈에서 뛰놀던 시절이 제일 좋았던 것 같다. 그래서 어른들은 아이들의 세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어쩔수 없는 상황도 많았다.

많은 어른들은 나이가 들었어도 눈이 오는 것을 좋아 하는 성격이라면 "마음이 여리고 동심의 세계가 아직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눈이 오면 동네 아이들이 모여 눈싸움을 시작한다. 그러면 몸이 얼어 붙고 손이 시려워 아이들이 모여 여기저기 논에서 벼를 추수하고 쌓아둔 지푸라기를 모아 불을 짚여 얼었던 손도 녹이고 젖은 신발도 말린다.

당시 이런 불장난을 많이 했었는데 이를 보고 어른들은 지나가다 하나같이 '불장난 하면 자다 오줌싼다'는 얘기를 이구동성으로 내뱉는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땐 불장난 하는 아이들에게 '조심하라'고 타일렀던 말로, 애써 겁을 줬던 것 같다. 그러다 간혹 논에 지푸라기 엄청 쌓아둔 수십개의 다발에 불이 엉겨 붙어, 홀딱 태워 버리면 동네가 발칵 뒤짚이는 소동을 일으킨 경우도 간헐적으로 있었다. 엄마, 아빠에게 꾸중 듣고 지푸라기 값을 고스란히 물어주며 죄송했던 기억도 이젠 아련한 추억이 됐다.

그다음 눈싸움이 끝나면 눈사람을 만든다. 열심히 눈덩이를 굴리면서 '나는 어떤 눈사람을 만들어야지' 하고 생각은 했는데 막상 만들고 보면 전혀 다른 눈사람이 탄생한다. 집에서 목도리 장갑 빗자루 모자 삽 등 온갖 표현할 물건을 챙겨와 최대한 멋진 나만의 눈사람을 만들었는데 해가 저물기도 전에 절반 이상 녹아 사라졌던 허망함도 좋은 추억이 됐다.

27일 공공투데이 '그땐 그랬지: 옛날특집⑨보'에서 다룰 추억의 썰매 얘기를 본격 해보겠다. 동네 아이들과 비탈진 뒷산이나 경사진 마을 언덕길로 향한다. 아이들 손에는 각자 비닐 비료포대를 쥐고 질질질 뒷산을 행해 전력질주로 끌고 간다. 이도 없으면 붉은색 다라 또는 세숫대야를 머리에 이고 비탈길로 향한다. 그야말로 진풍경이 따로 없었다.

썰매 대용인 아무것도 속에 넣지 않은 비닐 비료포대만 타게 될경우 미끄럼을 타고 내려가다 돌뿌리에 엉덩이 꼬리뼈라도 부딪히면 그야말로 말도 못할 정도로 심하게 아프다. 그래서 비료포대 안에 왠만하면 지푸라기라도 잔뜩 넣어 쿠션을 만들어 소중한 엉덩이를 지켰던 그때 그시절.

언덕에서 미친듯이 타고 내려오면 시원한 찬바람이 얼굴을 때리면서 스트레스가 쫘악 풀리는 그 맛. 이를 지켜보다 어른들 마저 재밌어 보여 미끄럼을 따라해 보다가 결국 체력 방전으로 기절하고 만다. 반대로 아이들은 무한 체력에 하루종일 즐기다 해질 무렵에나 집에 돌아왔던 그시절 추억이 떠오른다.

특히 돈주고 탈수 없었던 시골 논이 꽁꽁 얼어붙어 얼음위에 탔던 진짜 눈설매가 마냥 재밌었다. 논에서 타는 얼음 썰매장에는 항상 어디에서 왔는지 강아지가 꼭 따라와 더욱 재밌었던 것 같다. 돈주고 타는 요즘 썰매장 보다는 훨씬 더 재밌었다. 이때 누나가 등을 밀어주고 오빠가 앞에서 썰매를 끌어주며 신나게 즐겼던 추억이 있다. 윗 동네 아랫 동네 편을 갈라 자존심 레이스를 펼쳤던 추억도 덩달아 새록새록 생각났다.

연말이 다가오고 새해가 밝아 오는 이맘때쯤 딱 옛날 추억이 생각나는 겨울인 듯 하다. 이제는 기억속에 남아 있겠지만.

최근 기후 변화 탓에 눈도 잘 내리지 않고 이런 소소한 추억이 점점 사라져 가며 이제는 느끼지 못할 추억으로 자리 잡은 것 같아 마냥 아쉬울 뿐이다. 그땐 그랬다.
/김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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