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vs 청년 취준생'···"고용피해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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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vs 청년 취준생'···"고용피해 갈까?"
정규직, 청년층, "더는 못참겠다" 반발
/ 정부, 양적 성과에만 치중한 결과
/ 인국공 비정규직 대 청년층 고용관계 있을까?
  • 강문정 기자
  • 승인 2020.07.05 12: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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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투데이 서울=강문정 기자] 지난 2017년 4월 19대 대선을 한달 앞둔 문재인 대통령 후보시절, 대한상공회의소를 방문한 특별강연에서 '노동 존중'을 강조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문재인 정부의 상징적 공약이었다.

대통령 당선 사흘 뒤, 이 해 5월 12일 문 대통령의 숙원 목표를 풀기위해 곧바로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를 방문해 "임기 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0) 시대를 열겠다" 고 공언했다.

현 정부에 들어와 최근 3년간 공공기관(산하기관 포함)에서 9만명이 넘는 비정규직과 소속외 인력이 정규직으로 전환된 것을 확인 됐다

이렇게 높은 징규직 전환에도 불구하고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정규직 전환을 둘러싼 정규직 노동자들과 청년 취업준비생들에 대한 뭇매를 맞고 있다. 기존 정규직 직원들이 반발하고 취준생들은 불공정과 역차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인천국제공항 직고용 이슈가 이른바 '인국공 사태' 라고까지 불리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앞서 지난해 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신입 연봉은 4486만 원으로 국내 36개 공기업 중 가장 높았다. 공기업 평균 3654만 원보다 무려 832만 원 많다. 이로서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09년부터 10년 연속 1위 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신입 연봉이 2014년 4027만 원에서 2015년 4155만 원, 2016년 4216만 원, 2017년 4399만 원, 지난해 4486만 원으로 4년 새 459만 원(11.4%) 오르며 올해에도 1위 자리를 지켰다.

# "더는 못참겠다" 청년 취준생들
국내 최고 연봉 대우로 '로또 고용' 이라는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이 비정규직 '노동자 대 청년층' 간 사투로 번지고 있다. "공공기관의 무리한 정규직 전환으로 청년층의 신규채용에 대한 일자리를 잃고 있다" 는 게 논란의 주요 핵심 쟁점이다. 특히 공공기관은 고용 안전성이 높아 신규 채용 경쟁이 치열한 만큼 '박탈감' 도 덩달아 청년들에게는 커지기 때문이다.

이번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올해 안에 용역업체에 소속된 보안검색요원(청원경찰) 1902명을 정규직 채용으로 직접 고용 하기로 발표 하면서 기존 정규직 1500명의 직원들과 취업 준비생들이 "더는 못참겠다" 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공공부문 정규직화를 그만해 달라" 는 제목으로 청년 취업준비생(취준생)들이 청원을 올리면서 무려 30만명 가까이 육박 할 정도의 취업계증이 동의를 표시했다. 그만큼 '인국공 사태'와 관련된 청년층의 고용 피해로 이어질 불만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내놓고 2020년 말까지 20만 5000명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에 대한 정규직 전환 의지를 제시해 왔다. 이후 8만 6000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돌렸다. 청와대는 국정 핵심 과제로 꼽고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 편성과 동시 공공부문 정규직화를 꼽고 있을 정도로 성공적 자평을 했다.

그런데 불과 3년만에 공공기관 정규직화에 대한 부작용이 나타난 것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서러움을 닦아 주려던 당초 목표가 또 다른 정규직과 청년 취준생들의 고통과 충돌 하고 있다. 임기 내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없애야겠다' 는 현 정부의 양적 목표에 치중한 결과가, 정부 재정 부담과 사회 고용의 이해관계 충돌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노동계는 진단했다.

# 양적 성과에만 치중한 결과
문재인 정부는 2017년부터 2020년 말까지 3년간 공공부문 비정규직 20만 50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목표를 잡았다. 2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19만 3000명에 대한 정규직 전환이 결정돼 목표치의 94.2%를 달성했다.

하지만 양적인 성과와 달리 질적인 면에서는 지적 사항이 적지 않다는 게 노동계의 시각이다. 특히 정부가 정규직 전환 대상을 대폭 확대하면서도 국민 부담, 즉 재정 투입을 최소화하겠다는 원칙을 제시한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대책이라는 비판적 분석이 나온다.

5일 공공기관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27살 남성 김모 씨는 공공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연봉도 제일 높아 실력이 된다면 그 공사시험에  당당히 합격해 입사 하고 싶다" 면서 "그런데 비정규직 채용을 정규직으로 돌리게 되면 열심히 밤낮으로 공공기관 채용을 준비하고 있는 (청년)취준생들에게 오히려 (인국공) 채용율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 고 불만섞인 목소리다.

또 다른 30대 직장인 허모 씨는 "(민간) 직장을 다니다가 공기업 이직 준비를 하고 있는 '중고 취준생'이다" 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최근 ''인국공 사태' 와 관련해 "인천국제공항공사 1900명의 적지 않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으로 공공기관의 인건비가 늘면 고스란히 재정적 부담이 커질 것이고 이에 따른 신규 채용 인원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 이라고 우려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한 공공기관에 근무중인 이모 씨(34.여)는 본지에 "내가 다니는 기관도 정규직 전환으로 인건비 없고 TO(공석)가 없어 공채 축소 확실하다" 고 귀뜸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ALIO’ 제공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ALIO’ 제공

# 과연 그럴까?

본지가 분석한 것에 의하면 지난 3년간 정규직 전환 인원이 가장 많았던 공공기관 10곳 중 7곳은 오히려 신규채용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 정보공개 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2020년 1분기(3월)까지 3년 동안 363개 공공기관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규모는 9만1천303명에 육박했다. 같은 달 공공기관 임직원이 41만8천203명인 것을 고려할때 정규직 전환 규모는 21.8%에 달하는 비교적 높은 수치의 결과를 보이고 있다. 또 기간제 비정규직(전일제·단시간 등) 2만 4000여 명과 소속 외 인력(파견·용역·사내 하도급 등) 6만 7000여 명이다.

정규직 전환 인원이 가장 많은 공공기관은 한국전력공사로 8237명이다. 한국도로공사(6959명), 한국철도공사(6163명), 인천국제공항공사(4810명), 한국공항공사(4161명), 한국토지주택공사(2952명), 강원랜드(2458명), 한국수력원자력(2312명), 중소기업은행(2145명), 한국마사회(1937명)가 뒤를 이었다.

이들 공공기관의 정규직 전환 정책 시행 전후 2년간 신규채용에 대한 변화 추이를 분석했지만 정규직 전환과 신규채용에 뚜렷한 연관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본지의 판단이다. 10곳중 7곳은 (일반 정규직 기준) 신규채용을 수십 명대에서 수백 명대까지 더 늘어났다.

한국전력공사는 2015년에 1014명, 2016년에 1411.5명, 2017년에 1573명, 2018년에 1780명을 신규채용했다. 정규직 전환 시행 전보다 시행 후에 928.5명을 더 채용한 것이다.

 한국도로공사도 2015~2016년에 357명, 2017~2018년에 445명을 채용해 88명을 더 채용했다. 이밖에 한국철도공사는 2321명, 인천국제공항공사는 103.25명, 한국공항공사는 158.5명, 한국토지주택공사는 814명, 중소기업은행은 161명을 더 채용했다.

반면 강원랜드는 정규직 정책 시행 후 118명, 한국수력원자력은 1165명, 한국마사회는 43.5명의 채용인원이 줄어든 곳도 있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 간부급 직원은 이날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정규직 전환으로 인해 신규채용이 줄었느냐?" 는 기자의 질문에 "적어도 줄지는 않고 소폭정도 이상의 신규채용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내부에서도 공공기관 채용이 비정규직과 신규채용 동시 증원 되고 있는 분위기를 느낄 정도" 라고 답했다.

한편 공공기관의 신규채용이 증가하고 있는 원인으로는 청년퇴직, 육아휴직 등으로 인한 결원 이유로 신규채용이 가장 큰 것으로 꼽았다.
/강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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