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북미 정상회담···'김정은-트럼프' 만날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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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북미 정상회담···'김정은-트럼프' 만날수 있을까?
미국만 원해서는 안된다.
북한, 미국 정부 차원 협조 요구
건드리지만 않으면···
  • 유성원 기자
  • 승인 2020.07.11 14: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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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투데이 서울=유성원 기자] 현재 한미가 조율중인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올해안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일축하면서도 비핵화 여지가 있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제1부부장은 전날(10일) 새벽 대미 담화를 냈는데 협상 조건은 비교적 상세히 담고 있다. 이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북미 회담을 하겠다는 건지, 말겠다는 건지 꽤 구체적 내용을 담고 있다. 이같은 북한의 속내를 본지가 분석했다.

# 미국만 원해서는 안돼
우선 김 제1부부장 담화에서 눈에 띄는 명백한 대목은 "조미수뇌회담(북미정상회담)이 누구의 말대로 꼭 필요하다면 미국측에나 필요한 것이지 우리에게는 전혀 비실리적이며 무익하다는 사실을 놓고 그러한 사건을 점쳐보아야 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이는 표면적으로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얻을 것이 없다는 뜻으로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

이어 "조미(북미) 사이 심격한 대립과 풀지 못할 의견차이가 존재하는 상태에서 미국의 결정적인 립장(입장) 변화가 없는 한 올해 중 그리고 나아가 앞으로도 조미수뇌회담이 불필요하며 최소한 우리에게는 무익하다고 생각한다"고 조목조목 그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결국 미국만 원해서 안된다는 의사를 필역하고 있는 것으로 '미국이나 필요하지 북한에는 무익하다', '새로운 용기도 없는 미국과 시간낭비와 그나마 유지되어 온 두 정상 간 훼손 위험이다', '쓰레기 같은 볼턴의 예언대로 해줄 수 없다' 는 3가지 사유로 강력한 반대 메시지를 전달했다. 거꾸로 해석하면 이를 해결 하면 북한 정상회담은 성사 될수도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북한은 현재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질 경우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선에 이용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한 내용도 눈여겨 볼 만하다. "지금 수뇌(정상)회담을 한다면 또 그것이 누구의 지루한 자랑거리로만 리용(이용)될 것이 뻔하다"는 담화 내용이 이를 뒷받침 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구체적인 대화 복귀를 위한 전제조건도 달아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도 열어 놨다. "하노이 회담 때의 '영변 딜' 같은 건 꿈도 꾸지 말라" 고 강조한 대목은 당시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폐기하는 대신 제재 일부를 해체해 줄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김 제1부부장은 "거래조건이 맞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제재의 사슬을 끊고 하루라도 빨리 우리 인민들의 생활향상을 도모해보자고 일대 모험을 하던 시기"였다고 상세한 해명을 내놨다. 그러면서 이제 '비핵화조치 대 제재해제'가 아닌 '적대시정책 철회 대 협상 재개'가 기본 틀이라며 협상 문턱을 한층 높였다.

# 北, 美 정부 차원 협조 필요
특히 김 제1부부장의 표면적 담화 내용은 상당히 강경한 어조를 담고 있으면서도 내용 곳곳에는 '정상간 친분관계' 를 암시하는 다양한 문구들로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앞서 북미 정상회담은 올해 없을 것이라고 얘기 하면서도 "어디까지나 내 개인의 생각이긴 하지만..." , "모르긴 몰라도". "하지만 또 모를 일이기도 하다" 라는 여지를 남겨두고 있고, "두 수뇌(정상)의 판단과 결심에 따라 어던 일이 돌연 일어날지 그 누구도 모르기 때문" 이라고 말한 것은,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도 시사하고 있는 바가 크다.

김 제1부부장 담화 마지막 부분에서는 "미국이 극도로 두려워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은 것을 보면 아마도 우리 위원장 동지와 미국 대통령간의 특별한 친분관계가 톡톡히 작용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라도고 했고 또 "위원장 동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에서 반드시 좋은 성과가 있기를 기원한다는 자신의 인사를 전하라고 하시였다"며 덕담도 건넸다. 심지어 "위원장 동지의 허락을 받았다"며 미국의 독립기념일 행사를 수록한 DVD를 꼭 얻고 싶다는 다소 뜬금없는 제안도 하기까지 했다.

이에 대해 김 제1부부장은 "트럼프 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우리 위원장동지의 개인적 감정은 의심할 바 없이 굳건하고 훌륭하지만 우리 정부는 현 미국 대통령과의 관계 여하에 따라 대미전술과 우리의 핵계획을 조정하면 안된다"며 "그 이후 미국 정권, 나아가 미국 전체를 대상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두 정상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친분으로 규정 했지 '국가 대 국가'로 말한 것이 아니란 점을 애써 강조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 한 사람의 결심만 바로보고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한 협상을 진행 할수 없고 또 최근 볼턴의 회고록에 공개된 미국 대북 적대정책이 바뀌지 않으면 정상 간 협의도 무의미 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북한의 적대정책 폐지와 체제보장을, 트럼프 대통령 개인 아닌 미국 정부 차원에서 추진 되어야 한다는 점을 요구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TV 조선 뉴스 화면 캡처
/사진=TV 조선 뉴스 화면 캡처

# 건드리지만 않으면...
또 비핵화 협상 재개와 관련해, 김 제1부부장은 "우리는 결코 비핵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 하지 못한다는 것을 분명히 하며 조선반도(한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자면 우리의 행동과 병행하여 타방의 많은 변화 즉 불가역적인 중대조치들이 동시에 취해져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상기시킨다"고 말해,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의지는 여전히 열어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타방의 변화가 제재 해제는 아님을 분명히 한다고 덧붙였다.

아직은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 유지가 필요하다는 전략적 계산을 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으로 사실상 결별을 선언하는 조치가 될 SLBM 발사와 같은 전략무기 시험발사는 '건드리지 않으면' 당분간 위험하지 않을 것이라는 명확한 의사표현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비핵화 협상 진전과는 별개로 트럼프 대통령과의 개인적 친분관계 유지는 현재는 물론 미래에도 실익이 될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한마디로 미국 대선 결과를 지켜 보며 북미 정상간 대화 재개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한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은근히 높이면서도 3차 정상회담이 가능하 지도록 미국에 구체적인 메시지를 분명히 던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북한이 제시한 3가지의 북미 정상회담 반대 이유도 이런 점을 '개인 아닌 정부 차원에서' 뛰어 넘는다면 가능할 것이라는 점을 겉으로 주문한 셈이다.

이번 담화를 통해 김 제1부부장은 대남 뿐 아니라 대미관계에 있어서도 김정은 위원장의 의중을 반영하며 사실상 대미관계도 총괄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북한이 그간 내놓은 여느 담화와 비교하면 표현은 비교적 부드럽지만 내용적으로는 북한이 생각하는 협상 조건 등을 매우 명료하고 단호하게 드러낸 담화로 보인다.

대선 가도에 갈길이 바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재선 여부를 가늠하며 한결 여유로운 태도를 드러낸 북한, 앞으로 미 대선까지 4개월 간 북미간 어떤 국면이 전개될지 쉽게 예상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유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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