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UM-out] 왕기춘, 끝내 '불명예 선수'로 종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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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UM-out] 왕기춘, 끝내 '불명예 선수'로 종지부
대한유도회 '국가대표 영구제명' 결정
  • 강문정 기자
  • 승인 2020.05.14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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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UM-out (줌아웃)은 공공 사회에서 음주, 폭행, 성추행, 마약, 욕설 등을 한 연예인, 스포츠 스타는 물론, 정치 사회 일반 공인들이 사회에 물의를 일으켜 ‘앵글 밖으로 내보낸다’는 뜻으로 우리 사회에 큰 해악을 끼치는 공in (공인)코너이다.

[공공투데이 서울=강문정 기자] 대한유도회가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전 국가대표 왕기춘(32)을 영구제명하기로 결정했다.

대한유도회는 12일 낮 12시 대한체육회 대회의실에서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고 왕기춘의 영구제명 및 삭단(단급을 삭제하는 조치) 징계를 확정했다.

이날 회의에는 9명 중 8명이 참석했는데 만장일치로 최고 징계에 해당하는 영구제명을 결정했다.

왕기춘은 지난 1일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구속됐다. 아직 법정선고는 내려지지 않은 상태지만 대한유도회는 미성년에게 부적절한 행위를 한 것 자체가 유도인의 사회적 지위를 손상했다고 봤다.

국가대표 전 유도선수 왕기춘
국가대표 전 유도선수 왕기춘

김혜은 위원장은 "미성년자와 부적절한 성관계를 맺은 게 사실이고, 이로 인해 유도인의 사회적 지위를 손상했기 때문에 만장일치로 영구제명을 하기로 했다"고 설명하며 "영구제명이 되면 유도인으로서 사회적 활동을 하기 힘들어 진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수사가 진행 중이라 성폭행으로 갈지, 성추행으로 징계를 해야 할지 등에 논의를 했는데, 결과적으로 미성년을 상대로 혐의가 있기 때문에 영구제명 결정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왕기춘은 제34조(재심의 신청 등)에 따라 징계결정서를 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대한체육회 재심의를 신청할 수 있다. 하지만 왕기춘은 현재 구속되어 있는 처지에서, 만일 재심에 대한 소명을 하더라도 무거운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에 대헤서 받아들여 지기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왕기춘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유도 남자 73kg급에서 갈비뼈가 부러지는 고통을 참고 은메달을 목에 걸며, 유도인으로서 성공반열에 오른 국가영웅이 되었다.

당시 베이징 올림픽 출전을 앞둔 국가대표 선수 결정전에서 왕기춘 선수는 이원희 선수를 한판승으로 이기고 출전하게 됐다. 이원희 선수의 몫까지 열심히 할 꿈과 목표를 가지고 올림픽에 출전했다. 금메달을 따지 못한 것에 대해서, ‘아, 그 때 내가 이겨서 이런 거야. 내가 그냥 졌으면 원희 형이 올림픽에 나와서 더 잘했을텐데...’란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러다 한국에 돌아와 이원희 선수를 만나서 자신의 괴로운 속마음을 털어놨다. 그의 이야기에 이원희 선수의 대답은 이랬다. ‘넌 정말 잘했다고, 멋있었어.’ 이 말을 듣고나서야 마음이 좀 가벼워졌다고 한다고 왕기춘을 잘 아는 선수가 전해 줬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땄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땄다.

왕기춘은 원래 눈물이 많은 청년이었다. 베이징 올림픽이 끝난 후, 게스트로 출연하게 된 프로그램 작가들과 인터뷰하면서도 그랬다. 그가 이야기하는 내내 또 울었던 건 자신의 엄마 이야기를 하면서였다.

유도하게 된 건 모두 부모님 덕분이라고. 유도할 때 회비 등등의 돈이 들어가는데, 집안 형편이 어려워서 유도하는 게 힘들었다. 하지만, 자신의 어머니가 돈을 못내는 대신 유도부의 빨래, 청소를 도맡아하면서 뒷바라지 해줘 이렇게 잘 컸다고 말하면서 울었다. 4년 후 런던 올림픽에선 부모님께 꼭 금메달을 목에 걸어 드릴 거라는 다짐과 함께 열심히 매트에서 뛰었다.

왕기춘 선수를 보면, 연예인과 스포츠 선수는 삶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최고가 되기까지 많은 노력을 해야하는 점과 또 그렇게 노력한 것이 연예인들은 어떤 드라마, 영화, 또는 노래에 의해 대중들에게 한 순간 평가 받듯이, 스포츠 선수들도 대회 메달로 모든 보상이 순간 결정된다는 점이다.

스포츠 스타는 성공대열에 합류했을 경우, 스타덤에 오르기도 하는 반면 다른 스타에게 가려지기도 한다. 최악에는 개인의 사생활 문제로 사회의 물의를 일으키며 불명예 선수로 종지부를 찍기도 한다

'유도 선수로 스타였지만' 왕기춘은 결국 물거품이 되버린 선수로 전락 됐다. 그의 사생활이 문제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왕기춘은 지난 2009년 경기도 용인시 한 나이트클럽에서 여성을 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끝내 자랑스러워 하던 왕기춘 어머님과 가족들에게 먹구름을 끼얹으며 도복을 벗고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법원의 판결로 그에게 지급되고 있던 국가 연금도 동시 멈추게 된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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