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화성·청주 연쇄살인'···"내가 진범"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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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재, '화성·청주 연쇄살인'···"내가 진범" 증언
34년만에 공개···"언젠가는 잡힐거라고 생각"
  • 박영호 기자
  • 승인 2020.11.02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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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투데이 서울=박영호 기자] 화성 연쇄살인사건을 자백한 이춘재가 34년 만에 법정에 나와 "내가 진범"이라고 증언했다.

2일 수원지법 형사12부(박정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춘재(56) 8차 사건 재심 9차 공판에 이춘재가 검찰과 변호인 양측이 신청한 증인으로 출석했다.

1980년대 화성과 청주 등에서 벌어진 14건의 연쇄살인사건과 관련해 지백했던 이춘재는 "내가 진범"이라고 밝혔다. 이는 `이춘재 8차 사건`의 재심 9차 공판에서 검찰과 변호인 양측의 증인으로 출석한 이춘재는 ‘진범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사건 일체를 "자신이 저질렀다"고 사실상 재판부에 확인해 준 셈이다.

이날 이춘재는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이 내가 맞다"며 "화성 사건 10건은 연쇄 살인사건으로 불린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9월 경기도 경찰이 수사 접견을 왔다는 소식을 듣고 '올 것이 왔구나'라고 생각했다"고도 말했다. 특히 범행을 자신이라고 자백한 재판부의 질문에는 "프로파일러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마음이 풀렸다"고도 했다.

앞서 프로 파일러 손을 잡았다는 보도와 관련해 그는 "그렇다"며 "손이 예뻐서 그랬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춘재는 "나에게도 91년생 아들이 있다"며 "고등학교 졸업한 이후 군대 가기 전에 딱 한 번 접견 왔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사건이 영원히 묻힐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며 "안 잡히려고 증거를 조작하고 은폐하고 완벽하게 시나리오대로 범행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범행 당시에는 언젠가는 잡힐 거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14건 살인, 19건 강간 등 40여 차례 범행을 저질렀지만 1986년 군 전역 후 어린 여자아이를 성폭행한 혐의로 한번 조사받았을 뿐 처벌받은 적이 없다"며 "용의 선상에 오르지 않았는데 나도 내가 왜 용의 선상에 오르지 않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도 했다.

이춘재는 “경찰이 교도소로 찾아와 DNA 감정 결과 등을 바탕으로 추궁해서 1980년대 화성과 청주에서 저지른 14건의 살인 범행에 대해 모두 털어놨다”고 밝힌 뒤, “사건을 자백한 뒤 가족과 연락이 끊겼다”고 말했다.

앞서 이춘재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경기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에서 박모(당시 13살·중학생) 양이 성폭행 피해를 본 뒤 살해당한 사건이다

다음해 검찰은 윤성여 씨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검거해, 1심 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상소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재판부에 “경찰의 강압 수사로 허위 자백을 했다”며 혐의를 계속 부인했으나, 2심과 3심 재판부는 이를 모두 기각했다.

20년을 복역하고 지난 2009년 가석방된 윤씨는 이춘재의 범행 자백 이후인 지난해 11월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올해 1월 이를 받아들여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재판 과정에서 검찰과 변호인 양측은 모두 이춘재를 증인으로 신청했으며,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이춘재가 법정에 나와 일반에 공개된 것은 그가 자백한 연쇄살인 1차 사건이 발생한 1986년 9월로부터 34년이다. 이춘재가 저지른 연쇄살인 사건은 모두 공소시효가 만료됐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달 26일 공판에서 이춘재가 피고인이 아닌 증인의 지위에 불과하다며 촬영을 불허했다. 법원조직법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하거나 피고인의 동의가 있을 때는 공판 개시 전이나 판결 선고 시에 법정 내 촬영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춘재는 피고인이 아닌 증인 신분으로 출석해 공판 전 촬영이 불가능 했다.
/박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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