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②보] 북한 김정은, 열병식에서 '유화적 태도' 왜?···"사랑하는 남녘 동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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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②보] 북한 김정은, 열병식에서 '유화적 태도' 왜?···"사랑하는 남녘 동포"
트럼프 만남 위한 남측 '동력 필요'
미국 대선 '누가 되는냐'에 따라 북한 사정 달라질 듯
ICBM 공개하며, 미국 우회적 '경고사격'
미국 정세 계산 깔린 '北의 경고'
  • 유성원 기자
  • 승인 2020.10.11 1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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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투데이 서울=유성원 기자]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은 북한이 전날(10일) 심야에 흔치 않은 '한밤 열병식' 을 열고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날 가장 관심이 높았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도 공개했다.

이례적으로 새벽에 열린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는 자정을 알리는 타종소리와 함께 불꽃과 박수, 주민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지금까지 관찰 되지 못했던 새로운 패턴의 기념 행사였다.

애초 이날 오후에 열려할 북한 열병식이 진행 되지 않자, '새벽에 열렸는지, 오후에 할지를' 두고 설왕설래 가운데 분석한 결과, 불꽃 축제와 코로나19 방역을 감안해 이미 심야에 열렸던 것으로 정보당국은 확인 했다.

   北, '유화적 태도' 이례적

이날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정장 차림으로 나와 "사랑하는 남녘의 동포들에게도 따뜻한 이 마음을 정히 보내며 하루빨리 이 보건 위기가 극복되고 북과 남이 다시 두 손을 마주잡는 날이 찾아오기를 기원한다" 고 말하며, 남측에 대해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이 발언을 두고 전문가들은 해석이 분분하다. 공공투데이가 이 대목을 풀이해 보면 한마디로 '빨리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남북이 다시 사이좋게 지내자'는 것인데, '사랑하는' 이란 애증 표현까지 써가며 상당히 유화적인 모습이 크게 달라졌다. 얼마 전까지 청와대를 겨냥해 '저능','바보스럽다'고 비난 한 것과는 180도 달라진 태도다.

현재 코로나19 방역과 관련 북한 접경지역 인근, 국경을 넘나드는 주민을 포함한 누구라도 '사살 명령' 이 내려진 상황이다. 그만큼 전염 상황을 우려해 아직은 남북간 '방한-방북'이 어렵더라도 조금씩 관계를 개선해 나가자는 의지가 담겨 있다.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치러질 미국 대전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을 추진하고 있다. 사실상 중재자 역할인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과 타협을 위해 남측 정부와 국민들의 공감을 얻을수 있는 일종의 '협상 동력'이 필요한만큼 지지요청에 대한 메시지를 보냈을 것이라고 분석 하고 있다. 최근 청와대가 공개한 김 위원장의 친서를 보면, 남북간 적극적인 관계 개선 여지를 조금씩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0일 자정 열린 열병식에 정장차림으로 나와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사진=북한 조선중앙TV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0일 자정 열린 열병식에 정장차림으로 나와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사진=북한 조선중앙TV

   태도 바뀐, 진짜 이유 있나?

아마도 북한이 현재의 미국 정세를 계산하고 있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수는 없을 것이다. 본지 분석 결과, 김 위원장은 이번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민주당 후보 투트랙 구도에서 '누가 당선 되느냐'에 따라 북한 형국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2020년 11월 3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우리가 관심을 갖는 것은 이 두 후보 중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정치적·경제적·안보적·문화적 측면까지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당장 주식시장만 들여다 봐도 다우 지수, 나스닥 지수가 술렁거리면서, 한국 역시 그 여파가 오는 것은 당연하다.

실제 대선 토론 이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41%, 바이든 54%로 열세한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도 높다는 점을 김 위원장 머리속에도 계산이 깔려 있다. 다만 아직까지 드러나지 않은 표심이 있어 결과는 그 누구도 장담 할수 없다. 지난 2016년 힐러리 클린턴이 여론조사에서 우세했지만 결국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했다.

바이든이 당선될 경우 북한 상황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북미 관계가 적어도 지금의 트럼프 관계 유지보다는 더욱 어려워 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다 보고 있다. 민주당 성격 자체가 북한과의 직접적 정상회담이나 노골적 친분 확인을 드러내는 것도 아닌데 다, 바이든 역시 그런 스타일은 아닐 것이란 분석이다.

김 위원장은 이를 염두해 계산 했을 것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다시 북미 간 위기가 고조 될 수 도 있다. 이런 미국 정세를 보고 '트럼프가 되든, 바이든이 되든' 김 위원장은 "미국이 군사력을 사용하려 든다면 나는 우리의 가장 강력한 공격적인 힘을 선제적으로 총동원해 응징할 것" 이라고 말한 것은, 사실상 바이든 당선에 무게를 두고 북한이 미리 배수진을 친 셈이다. 

   미국 정세 계산 깔린 '北의 경고'

특히 열병식을 코앞에 두고 '테러지정국'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이며 미국에 쓴소리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은 빗나갔다. 다만 '그 어떤 세력이든' 이란 말로 대신해, 직접 미국을 지칭 하지는 않았지만 김 위원장 발언 수위를 보면 그리 유화적인 태도는 아니었다.

김 위원장은 "우리의 전쟁 억제력이 결코 남용되거나 절대로 선제적으로 쓰이진 않겠지만 만약 그 어떤 세력이든 우리 국가의 안전을 다치게 한다면 우리를 겨냥해 군사력을 사용하려 든다면 나는 우리의 가장 강력한 공격적인 힘을 선제적으로 총동원하여 응징할 것이다." 고 말해, 사실상 미국을 겨냥해 경고 신호를 보냈다.

 이 대목을 풀이해 보면 북한은 미국을 타격할수 있는 장거리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을 보유한 국가로 '미국이 보복할 경우, 북한도 보복에 나설 것' 이라는 일종의 우회적 '맞불 카드'를 표현한 것으로 분석된다. 즉, 미국과 직접적 자극을 피하면서 간접적 경고 시그널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

이날 열병식에 공개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은 기존 화성 15형보다 길이가 길어지고 직경도 굵어져 사거리가 늘어나, 실제로 미국 본토까지 위협 할 수 있는 것으로 정보 당국은 파악했다.

미국도 곧바로 반응이 왔다. 이날(현지시간) 미국은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협상에 참여할 것을 촉구한다"며 북한이 핵과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 우선시하는 것은 실망스럽다" 는 반응을 보였다.

또 김 위원장은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방역과 지난 장마와 태풍으로 인해 수해를 입은 이재민을 위로하고, 이를 복구하는데 고생하는 북한 주민들에게 눈시울을 붉히며 진정 있는 모습으로 내부 민심을 다독였다.

김 위원장은 "자연재해 복구 전선에서 우리 영웅적인 헌신은 누구도 감사의 눈물없이 대할 수 없는 일들이다" 고 북한 주민을 격려하고 다독이는데 주력했다. 특히 남측을 향해서도 "지금의 보건위기가 극복돼 사랑하는 남녘동포와 손을 맞잡길 기원한다" 고 밝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이후 악화된 남북관계 개선 여지도 새삼 내비친 것도 눈에 띄였다.

이날 3시간 가까이 진행된 열병식 후반에 관심을 모은 새로운 전략무기가 대거 공개됐다. 북한은 현지 시각 10일 새벽 열린 열병식에서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추정되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했다.

또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4형'과 초대형 방사포. 대구경 조종 방사포,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등의 전술·전략무기를 선보였다

대선을 앞둔 미국에 도발 대신 힘을 과시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은 북한이 공개한 신형 무기의 성능에 대해 정밀 분석 중이다.

이에 따라 청와대도 11일 오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 상임위원회 회의를 기졌다. 위원장이 언급한 메시지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무기에 대한 분석에 들어갔다.
/유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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